고래의 혼과 선원들의 야망

모비 딕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5
허먼 멜빌 지음, 김정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1월

동물들도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리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다. 개에 관한 책을 보았는데 개도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 서술이 나와있었다. 과연 이 모비 딕이라는 무서운 고래도 그러했던 것 같다. 고래잡이들에 의해 죽어간 동료들을 위해서 많은 선원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공포의 고래 모비 딕의 이야기는 잠시동안 나를 벌벌 떨게 만들었다.

어느 날 고래를 잡으러 나왔다가 모비 딕에게 한 쪽 다리를 잃었던 에이허브 선장은 불타는 복수심으로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그 모험에서는 가난한 청년 이스마엘과 야만인의 후손 퀴퀘크도 탑승하였다. 몇 년동안 모비 딕을 쫓아서 끝내 이스마엘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전멸하게 되는 상황까지 놓이게 된다.

인간의 한낱 작은 복수심이나 야망이 결국은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으니, 쓸데없는 욕심이 얼마나 큰 희생을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역시 스타벅 일등 항해사같은 사람이 선장이 되어야지만 배가 올바르게 오랫동안 살아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도 물론 먹고 살아야 했겠지만, 그래도 고래들의 마음도 무척 슬펐을 것이다. 자신들의 동료가 단지 인간이 만들어낸 작살 몇 개 때문에 죽어나가기 때문이다. 기름 몇 방울과 고기 몇 점을 얻기 위해서 그 큰 고래를 아무렇지도 않게 잡으니 고래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비 딕 같은 무서운 고래가 생겨났을 것이다.

당시의 선원들의 용감한 행동을 잘 표현한 작품인 듯 하다. 모비 딕이라는 한 무적 고래를 출현시켜서 사나이들의 야망을 더욱 돋구었으니, 나도 왠지 이 모비 딕같은 고래가 존재한다면 한 번 잡아보고 싶기도 하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알지만 말이다.

에이허브 선장과 같이 쓸데없는 복수심을 불태운다면 결국 헛되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셈이 된다.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시길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자 생명이다. 생명과 도덕을 알아야지 배운 지식이 진짜로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비 딕과 에이허브 선장의 이야기로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