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줄무늬 바지 보림 창작 그림책
채인선 지음, 이진아 그림 / 보림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이번에 새로 온 책인데 책을 가까이서 보니 갑자기 초콜릿 냄새가 나더니, 초콜릿을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못 찾았는데 알고보니 이 책에서 나는 냄새였다. 그런데 잘 맡아보면 어떤 책은 이상한 똥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이런 책의 경우는 초콜릿 냄새같은 달콤한 냄새가 난다. 다른 독자들도 만약 이 책을 구입한다면 은은한 초콜릿 향을 느끼면서 책을 보라. 머릿속에는 초콜릿 생각만 가득한다. 냄새가 좋은 것은 좋은데, 책이 아니라 냄새에 너무 빠져드는 것 같았다. 이 초콜릿 향기의 유혹을 뿌리치고 책을 펼쳤다.

어느날 해빈이는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게 된다. 일곱살이었던 해빈이는 2년동안 이 바지를 입고 다녔다. 그 이후 빨간 줄무늬 바지는 막 일곱살이 된 해수에게 넘어간다. 해수는 빨간 딸기 단추를 단 바지를 항상 입고 다녔다. 그 이후에는 사촌 동생인 형민이, 해수 친구의 남동생 종익이, 발레리나가 꿈인 채슬아가 바지를 발레리나의 복장처럼 고쳐 입게 된다. 다시 이 바지는 어른이 된 해빈이의 집으로 돌아와 오랫동안 상자속에 묻혀있게 되었다. 그렇게 되어 해빈이가 결혼까지 하고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는 바로 봄이었다. 어느날 해빈이가 봄이를 데리고 옛날집으로 놀러 왔다가 빨간 줄무늬 바지를 발견한다. 그리고선 이 줄무늬 바지를 토끼 인형에게 입혀준다.

끝없이 돌고 도는 빨간 줄무늬 바지. 이 바지를 입은 사람을 모두 셈해보니 토끼 인형까지 모두 6명이었다. 그러나, 이 바지는 끝없이 돌고 돌 것이다. 조폐 공사에서 만들어진 지폐가 전세계를 떠돌아 수많은 사람을 거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야기는 비록 토끼 인형이 이 바지를 물려 입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아마도 이 바지는 더 많은 어린이와 인형이 입게 될 것이다. 해빈이와 함께 탄생한 빨간 줄무늬 바지.

만약 이야기를 좀 더 상상해 보자면 해빈이가 다른 세계로 떠남과 동시에 불에 태워지는... 그러니까 주인과 함께 동시에 탄생해 동시에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상상도 해보았다. 실제 이야기가 있다면 뒷 이야기가 어떻게 꾸며질 지 무척 궁금했다. 나에게도 이 빨간 줄무늬처럼 돌고 도는 옷이 있다. 바로 친척에게 물려 입은 하얀 스웨터같은 다양한 옷들이다. 옛날에 입던 옷은 아름다운 가계에 기증하거나, 엄마가 아는 분들에게 나눠줘서 계속 많은 친구들이 입게 된다. 끝없이 돌고도는 옷에 얽히고 다시 그 속의 관계에 대해 깨우쳐주는 책인 듯 했다. 내가 정말 아꼈던 외할머니가 떠주신 스웨터는 지금 누가 입고 있을까? 정말 귀여운 둘리와 멋진 라면머리아저씨가 새겨져 있던 그 스웨터의 행방이 오늘따라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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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1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