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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기와 다리 1
사노 나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평점 :
기상천외한 개그로 수많은 독자들을 웃긴 <사카모토입니다만>의 작가 사노 나미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은 <미기와 다리>.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내용을 보니 알겠다.
199X년 고베 시 키타 구 오리건 마을. 일본의 평범한 마을 같지 않고 서양의 주택가 같은 이곳에 한 소년이 찾아온다. 소년의 이름은 히토리(秘鳥). 결혼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자식이 없었던 소노야마 부부에게 입양이 된 히토리는 호감 가는 생김새에 단정한 옷차림, 예의 바른 성격, 총명한 두뇌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소노야마 부부는 히토리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하며 입양 첫날부터 히토리를 친아들처럼 귀여워한다.
여기에는 사실 반전이 있다. 히토리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다. 생김새도 옷차림도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 미기와 다리. 둘이서 한 사람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소노야마 부부는 히토리에게 한 사람이 먹을 음식만 주고, 한 사람이 입을 옷만 준다. 미기와 다리는 식탁에 숨어 있다가 부부가 안 볼 때를 틈타 자리를 교체하거나, 일부러 똑같은 옷을 여러 벌 사달라고 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1권에서는 미기와 다리가 소노야마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벌이는 갖가지 행동들이 재미 포인트다. 미기와 다리는 아들과 단란하게 체리 파이를 굽는 것이 꿈이었다는 양어머니를 위해 놀라운 솜씨로 체리 파이를 구워낸다. 아들에게 어깨 안마를 받는 것이 꿈이었다는 양아버지를 위해서는 두들기기와 주무르기를 '동시에' 해내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솜씨로 마사지를 해준다. 자신들이 쌍둥이를 입양한 줄은 꿈에도 모르는 소노야마 부부는 히토리가 '두 사람 몫을 해낸다며' 좋아한다. (ㅋㅋㅋ)
1권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미기와 다리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부러 소노야마 부부에게 입양되었음이 밝혀진다. 과연 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참고로 '미기'는 일본어로 '오른쪽'을 뜻하는 단어 '미기[右]'에서, '다리'는 일본어로 '왼쪽'을 뜻하는 '히다리[左]'에서 따온 이름으로 보인다. 오른쪽과 왼쪽, 둘이 합쳐 히토리가 되는 셈이다. 참고로 '히토리'는 일본어로 '한 명, 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 '히토리(一人)'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