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와 사랑에 빠지다 1
카미하타 시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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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40퍼센트가 초능력자인 세계, 초능력자가 평범하게 생활하는 세계가 있다면 그곳의 연인들은 어떻게 만나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할까. 제3회 코단샤 만화 스카우트 페스티벌 그랜드 챔피언을 수상한 카미하타 시호의 첫 연재작 <초능력자와 사랑에 빠지다>는 바로 이런 세계의 연인들을 상상해 그린 연작 만화다.


첫 번째 이야기 '순간 이동과 플루트'는 플루트 연주자를 꿈꾸는 리오와 리츠카의 애달픈 사랑을 그린다. 유학생 선발회 당일, 리오는 연주를 앞둔 리츠카가 악보를 찢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리오는 리츠카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자신의 순간 이동 능력을 사용해 잠깐 동안 리츠카를 해바라기 밭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리츠카는 평범한 자신과 달리 순간 이동 능력도 있고 플루트 실력도 훨씬 뛰어난 리오에게 거리감을 느낄 뿐이다. 과연 이 둘은 계속 연인으로 남을 수 있을까.


두 번째 이야기 '사람의 마음을 읽는 소녀'는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메이와 토오루의 이야기를 그린다. 토오루는 첫 만남부터 메이에게 호감을 가지는데, 알고 보니 메이는 반경 1미터 이내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의 소유자. 의붓남매라 해도 가족이고, 가족 간의 사랑은 금단임을 잘 아는 토오루는 메이에게 마음을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다. 그런 토오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메이는 토오루가 가슴 설레할 만한 행동들을 해서 토오루를 당황시킨다.


이 밖에도 공중비행, 마이너스 100도의 손, 불로불사, 투명해지는 얼굴, 죽을 때를 맞히는 능력 등 다양한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린다. 신인 작가의 작품답지 않게 작화가 수준급이고 이야기 전개도 매끄럽다. 다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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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츠지모리 : 유품정리 시말록 1
네이키드 에이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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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선 유족이나 의뢰인을 대신해 고인의 유품이나 재산을 정리하고, 고인이 사망한 장소에 남겨진 오염물 등을 처리하는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네이키드 에이프(naked ape)의 신작 <츠츠지모리-유품정리 시말록>은 우연히 유품정리사가 된 청년 모리무라 후스케와 대대로 유품정리 일을 하는 츠츠지모리 가(家)의 일을 그린 독특한 분위기의 만화다.


모리무라 후스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힘들게 구직 활동해서 취업했더니 친구라는 놈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얹혀살지 않나, 그 친구가 나를 보증인으로 세워 거액의 돈을 빌린 후 야반도주하지 않나... 회사도 못 가고 빚쟁이들한테 쫓기는 신세가 된 모리무라는 더 이상 살아갈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기적적으로 츠츠지모리 하나이치라는 남자의 손에 구조된다. 그리고 하나이치를 도와 츠츠지모리 가문의 가업인 유품정리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에 모리무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단순히 기뻐한다. 유품정리는 단순히 말해 유품과 짐을 '남길 것'과 '처분할 것'으로 나누는 작업이다. 모리무라는 손에 잡히는 것을 하나하나 주의 깊게 보면서 남길 것과 처분할 것으로 구분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된다. 남의 눈에는 사소해 보이는 물건도 고인과 유족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담긴 물건일 수 있다. 쓰레기 더미에서 고인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생전의 인생을 발굴하고 재구성하는 것도 유품정리사의 일이다.


의뢰받은 작업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리무라는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게 된다. 하나이치는 말한다. "'어엿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게 큰 착각의 원인이야. 인간은 어엿한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냐. 살아있는 것만으로 기특한 거지." 과거에 모리무라가 '어엿한 사람'이 되려고 무리해서 공부하고 일했던 것, 좋은 사람이 되려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고 참기만 했던 걸 타이르는 말이다. 살아만 있어도 기적이다, 무엇이 되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라는 하나이치의 말에 나까지 큰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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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마스터 - ~행복을 부르는 간판 고양이~
스기사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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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잘되지 않아 고민인 식당이나 카페가 있다면 '간판 고양이'를 한 마리 들여보는 건 어떨까. <고양이와 마스터>는 긴자의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가 망해 가는 카페를 살린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화다.


도쿄 긴자의 골목 한구석에서 라이스 카레와 커피를 함께 파는 '긴자 캐슬'. 선대의 뒤를 이어 2대째 영업 중이지만, 선대 때는 손님이 바글바글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점심에도 손님이 없어서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마스터 앞에 까만 얼룩무늬가 특징인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 무뚝뚝한 성격의 마스터는 더럽고 지저분한 고양이를 내쫓으려 하지만 고양이는 좀처럼 가게 앞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뾰족한 수가 없어서 일단 데리고 있기로 한 마스터는 고양이를 씻겨주고, 고양이한테 먹이도 주고, 집도 지어주고, '폰짱'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준다. 그 덕분일까. 얼마 후 긴자의 회사원들 사이에 이 가게의 '간판 고양이 폰짱'이 귀엽다는 소문이 쫙 퍼져서 점심에도 저녁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게 된다. '폰짱'을 보러 인기 탤런트가 오기도 하고, 잡지사에서 취재를 하러 오기도 한다.





명실 상부한 긴자 캐슬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폰짱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회사를 그만둔 후 선대의 카레 맛을 재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절망한 상태였던 마스터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즐겁게 해준다. 폰짱과 만나기 전에는 웃는 얼굴인 적이 거의 없었던 마스터였지만, 폰짱과 만난 이후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폰의 애교를 받아주기도 하고 폰의 장난에 웃기도 한다.


놀라운 건 이 만화의 모든 내용이 진짜로 있었던 '실화'라는 사실이다. 고양이와의 만남을 통해 일상이 변하고 인생이 바뀌는 기적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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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짱과 고양이 : 때때로 오리
네코마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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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를 추억하는 레트로 일상 코믹에세이'라는데 1980년대생인 나도 적지 않은 대목에서 공감했다. 회사원인 아빠, 전업주부인 엄마, 마지막에 태어난 귀여운 여동생까지. 켄이 남자 아이인 것만 빼면 나의 가족과 구성이 비슷하고, 부모님의 직업이나 취미, 성격, 심지어 생김새까지 거의 일치해서 마치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빠져들어 읽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76년의 어느 시골 마을. 다섯 살 소년 켄은 늦잠 자기를 좋아하고 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평범한 아이다. 과묵한 아빠의 취미는 사진 찍기인데, 사진을 찍는 대상은 항상 켄이다. 켄이 고양이와 노는 모습, 켄이 맛있게 국수를 먹는 모습, 켄이 자는 모습 등 켄이 자라는 모습을 한 순간이라도 놓칠까봐 카메라를 손에서 놓치 못하고 연신 셔터를 눌러 댄다. 엄마는 옆에서 '사진 현상비'가 한두 푼이 아니라고, 심지어 죄다 비슷비슷하다고 핀잔을 주면서도 켄이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아빠 앞에서 깜찍하게 포즈를 취하는 켄의 모습을 보니 나도 어린 시절 엄마 아빠 앞에서 켄과 똑같이 포즈를 취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엄마 아빠가 보물처럼 다뤘던 필름 카메라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얼마든지 찍었다 지웠다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밖에 모르는 요즘 젊은이들은 '사진 현상비'가 뭔지 알까(모를 거야 아마...).


모처럼 외출하는 엄마를 따라간 켄이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얻어먹는 장면도 귀여웠다. 이 장면을 보니 나도 어린 시절 엄마가 친구 만나러 갈 때마다 따라갔던 기억이 나고, 그 때 얻어먹었던 맛있는 음식들 생각도 새록새록 났다. 요즘은 외식하는 일이 하도 흔해서 새롭지도 않지만, 나 어릴 때만 해도 요즘처럼 음식점이 많지도 않고 외식하는 일도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가족들 생일이나 친척들 결혼식 정도. 아니면 엄마 친구 모임, 아빠 친구 모임 따라가서 얻어먹는 게 전부였는데 그 때가 참 좋았다. 지금은 외식하면 내가 돈 내야 돼 ㅠㅠ


살이 쪄서 뚱뚱한 줄 알았던 엄마가 알고보니 임신 중인 걸 알고(ㅋㅋㅋ) 충격받은 켄의 모습도 귀여웠다. 얼마 후 진통을 느끼고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 엄마와 아빠. 외할머니가 켄을 돌보러 올 때까지 옆집 아주머니가 켄을 돌봐주는 에피소드도 나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와 똑같아서 놀랐다. 나도 여동생이 태어날 때 엄마 아빠는 응급차 타고 병원 가고, 나 혼자 집에 남아 있었는데 집주인 아주머니가 돌봐줄 때는 뾰루퉁하게 있다가 외할머니가 오자 그제야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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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의 곤충생활 1
아메갓파 쇼죠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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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시즈미 나나코와 구직 중인 사쿠라노 마이의 농촌 생활을 그린 만화. 9년 전 절필 선언을 한 만화가 아메갓파 쇼죠군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일견 <논논비요리>, <리틀 포레스트> 같은 힐링 만화처럼 보이고 또 그런 면모가 없지 않지만, (미소녀가 잔뜩 나오는) 남성향 만화답게 수위 높은 장면이 제법 있다.


입사 1년 만에 정리해고 당하고 현재 백수인 마이는 틈날 때마다 친구 나나코의 밭일을 돕는다. 나나코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농사로 생계를 잇는데,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지면서 나나코 혼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 마이로서는 나나코의 밭일을 도우면 나나코가 주는 채소로 목숨을 연명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까지 사이 좋게 농사를 지어온 나나코와 마이 앞에 동네 유지의 딸 스도 라이카가 등장한다. 마이한테 다정하게 구는 라이카를 보면서 나나코는 왠지 모를 질투심을 느낀다(삼각관계의 예감?!).


나나코는 오랫동안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서 그런지 곤충에 해박하다. 매 에피소드마다 무당벌레, 차주머니나방, 짱구개미, 애호랑나비, 배추흰나비, 목매붙이 등의 곤충이 등장하고, 각 곤충의 특성을 살린 재미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어느 날에는 곤충의 예쁜 날개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곤충 때문에 농사를 망쳐서 울기도 하는 나나코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라이카는 현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애호랑나비의 알을 지키는 활동을 하는데, 그동안 이런 활동이 있는지도 몰랐기에 신기하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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