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5






독감이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오직 믿을 건


세월과


내 의지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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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페미니즘 - 청소년인권×여성주의 청소년 벗
호야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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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 갑자기 오래 전에 들었던 노래, 신형원이 부른 '유리벽'이 떠올랐다. 유리벽. 우리를 가두고 있는, 그러나 보이지 않는. 노래 가사에서는 아무도 깨뜨리지 않네라고 했는데...
 
'내가 너의 손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었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나를  슬프게 하였네. 나는 느낄 수 있었네. 부딪치는 그 소리를, 사랑도 우정도 유리벽 안에 놓여 있었네. 유리벽 유리벽 아무도 깨뜨리지 않네. 모두가 모른 척 하네, 보이지 않는 유리벽' (신형원, 유리벽 가사 일절)
 
페미니즘은 어쩌면 보이지 않던 유리벽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모두가 보지 않는 유리벽이라면 우리는 그 속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 속에, 받아온 교육 속에서 우리는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강고한 유리벽을 주변에 설치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 유리벽 속에 갇혀 절대로 나가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유리벽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 유리벽을 깨뜨리는 사람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으로 비난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한 채, 갇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왜 나를 힘들게 하냐고 도리어 역정을 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페미니즘이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유리벽 안에서 그냥 조용히, 편안하게 살아가려 했던 사람에게 유리벽 존재를 알려주고, 그 유리벽을 깨라고 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유리벽을 깨기 위해서 자신이 안 다칠 수는 없다. 다침을 각오하고 유리벽을 깨야 한다. 아니, 유리벽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 인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자신의 잘못을 극구 부인하면서 남탓이나 환경탓으로 돌리는 사람을 많이 보아 온 우리는 잘알고 있다.
 
남탓, 환경탓을 할 수 없게 페미니즘은 이런 일에는 바로 네가 두르고 있는 유리벽이 있어라고 말해주고 있으니, 기득권을 많이 지니고 있을수록 페미니즘을 비난할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지닌 유리벽은 더 크고 두꺼울테니, 그 안에 있으면 더 편안하고, 굳이 남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것을 깨기에는 너무도 힘들 테니 말이다.
 
자신의 온 존재를 걸고 깨야 하는 유리벽인데, 그래서 유리벽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데, 자꾸 유리벽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으니, 깨라고 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페미니즘이겠다.
 
하여 유리벽을 깨지 않기 위해서 페미니즘을 공격한다. 역공이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페미니즘을 여성우월주의, 또는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문란한 사상으로 공격한다. 그리고 이런 공격에 기득권들이 결집한다. 한 목소리를 낸다.
 
조금도 자기들이 지니고 있는 이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이런 몸부림이 클수록 우리에게는 유리벽의 존재가 더 잘 드러난다. 그렇게 유리벽의 존재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청소년인권과 여성주의를 결합한 책이라고 하는데,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에, 청소년이 결합하면 이들이 얼마나 많은 억압을 받고 있는지, 이들 주위에 얼마나 많은 유리벽들이 설치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글쓴이들이 자기들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차별받고 억압받아 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나는 '남성-어른, 시스-젠더(성전환하지 않은), 헤테로(이성애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존재로 지내오면서 무의식 중에 얼마나 많은 편견을 담은 말들을 뱉어냈고, 또 행동을 했을지를 생각하면 -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과연 내가 그런 말들과 행동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내가 저질러 놓고도 전혀 알지 못하고 넘어간 일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하다.
 
내 주변에 얼마나 두꺼운 유리벽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주변에서 성소수자를 단 한 명도 발견하지 못한 지금까지 내 생활을 보면 내게 유리벽이 있었음이 분명한데... 여전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점이 부끄러운 것이다.
 
평등한 사회, 평화로운 사회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평등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다. 중간에, 또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가장 힘든 자리에 있는 사람,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
 
그런 사회야말로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평등과 자유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는 애써 무시해 왔던 유리벽을 보여주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동등한 사람으로 과연 그들을 대했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가 너의 손을 잡으려 내밀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유리벽을 내가 공공연하게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내 말들, 내 행동들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또 나한테 유리벽이 있는지도 살피게 해주고 있고.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특히 어른들, 나와 같은 '남성-어른, 시스-젠더, 헤테로'들은 당연히 읽어야 하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소수자들도 읽어야 한다. 그러면 위안을 얻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꽉 막힌 수구꼴통들, 보수 기독교 단체들, 정치인들 이런 책들 좀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는 어른이 너무도 적은 우리 사회에서 이들은 더 안 읽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책에게 손을 내밀어도 유리벽에 막혀 책을 잡을 수가 없는 건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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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에서 49호까지 시집을 낸 다음 50호는 그 동안을 기념하여 시인들이 각자 자신의 한 편씩을 뽑고 그에 대해 쓴 글을 모아놓은 자선 시집이다.

 

 49편의 시를 읽는 재미도 있고, 시인들이 시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엿볼 수 있어서도 좋다.

 

  시에 대한 시인들의 처절한 마음. 어쩌면 시는 시인 내부에도 존재하지만 시인 바깥에도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조각가가 바위에서 어떤 형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끄집어내듯이 시인 역시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 있던 시를 자신 바깥에서 발견하고는 언어로 표현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는 시인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런 시를 발견하기 위해 시인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는가.

 

가령 김병호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시에는 못 한, 못 할 말들이 화강암을 이루는 얼룩으로 박혀 있었다. (96쪽)

 

단단한 화강암에서 시를 찾아서 언어로 표현해내는 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남다른 감수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장대송 시인은 '시를 쓴다는 일이 자기 살을 물어뜯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저 난감한 일' (129쪽)이라고 했다.

 

또한 박연준 시인은 이 시집의 제목이 된 말을 하고 있다.

 

쓴다는 것은 '영원한 귓속말'이다. 없는 귀에 대고 귀가 뭉그러질 때까지 손목의 리듬으로 속삭이는 일이다. 완성은 없다. 가장 마음에 드는 높이까지 시와 함께 오르다, 아래로 떨어뜨리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144쪽)

 

이렇게 시에 대한 다양한 말, 시인들이 시를 대하는 자세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점보다 우선 다양한 시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지만.

 

첫시집 최승호 시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49호는 박태일 시인이다. 이렇게 49명의 시인들이 각자 자신의 시를 뽑아 우리를 시세계로 안내해 준다.

 

최승호 시인의 시를 보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책

 

  아직 태어나지 않은 책은 물렁하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반죽덩어리, 그 물렁물렁한 책을 베개 삼아 나는 또 시상(詩想)에 잠긴다.

 

문학동네 시인선 050 기념 자선 시집, 영원한 귓속말, 문학동네. 2014년 초판. 14쪽.

 

시는 시인이 언어로 표현한 순간 태어났다고 할 수 없다. 시가 태어나는 순간은 독자를 만나 독자의 마음 속에 들어박힐 때이다. 그렇게 독자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시가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는 태어나기 전에는 물렁하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반죽덩어리'다. 시인에 의해, 독자에 의해 무언가로 태어나게 된다. 그렇게 태어난 시는 우리에게 영원한 귓속말을 속삭이게 된다.

 

그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귀, 속삭임을 마음에 담아 둘 수 있는 마음. 그런 것이 필요할 때다. 이 시집에서 속삭이는 49편의 울림, 즐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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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5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25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없습니다 - 당연할 수 없는 우리들의 페미니즘
김양지영.김홍미리 지음 / 한권의책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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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성체 훼손부터 시작해서, 음란표현이라는 말도 나오고... 도대체 페미니즘이 뭐라고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지.

 

굳건한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도 강한 벽에 균열을 내고, 그 벽을 부수기 위해서는 더 강한 망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망치는 그 벽을 부술 때까지만 써야 한다. 벽이 부숴지기 시작했는데도 계속 쓰면 그때부터 망치는 흉기가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 사이에 평등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한다. 아직도 여성이 수많은 차별을 받는다는 사람이 있고, 웬만큼 나아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엉뚱하게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높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 페미니즘이란 망치에 대해서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여성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남성보다는 낮은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다. 동등한 능력(과연 그런 능력을 동등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을 지니고 있어도 여성은 남성보다 더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이라는 말이 문제가 있다면 더 많이 일해야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가정에서도 남성보다는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불평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불평등이 지금도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데... 여성에만 국한되어 운동하는 것이 페미니즘은 아니다. 페미니즘은 사회에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소수를 위해 함께 일하는 운동이다.

 

여성만이 아니라 성소수자, 외국에서 온 이주민 등등이 모두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다. 적어도 내가 이해하는 페미니즘은 그렇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남녀, 또는 다양한 성을 막론하고 누구나 주장해야 하는 운동이다. 특정한 소수만이 추구하는 운동이 페미니즘이 아니다. 페미니즘 운동에서 남성이 빠져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페미니즘에 대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남녀의 행동 차이, 특히 예전에 여성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남성이 힘으로 키스를 하는 장면, 무슨 로맨틱.. 그건 그냥 성추행일 뿐인데... 성추행이 미화되던 드라마, 그 드라마를 보고 자란 남성들, 그래서 몇몇 남성들은 여자들의 노는 예스라고 생각하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는데...

 

그런 잘못을 잡아가기 위해 조금 더 강하게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것들이 있다. 그건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면 주목도 받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잊혀지기 때문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대동소이(大同小異)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차이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많은 부분에서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그 다른 점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점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남녀나 또는 다른 많은 성들이 차별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 세상이 바로 화이부동의 세계다. 조화를 이루지만 결코 같아지라고 강요하지 않는 사회. 그게 바로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사회 아닐까.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것, 페미니즘이 그런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에게 '대동소이, 화이부동'의 세계를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 아닐까.

 

이 책은 참 쉽게 쓰였다. 읽기에도 편하고 내용도 잘 들어온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생각할 것도 많고.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도 해주었고.

 

꽤 오래 전에 보았던 무표정한 남녀의 사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기도 했고... 그럼에도 책 후반부에 각 딸과 아들을 낳은 페미니스트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게 되는 일을 읽으며 '대동소이, 화이부동'의 세계는 몇몇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는 것.

 

사회가 전체적으로 변하도록 제도를 바꾸어가야 한다는 것, 육아 휴직제도부터 군대 문제, 그리고 학교 교육 및 직장 문화까지 심지어는 정치제도까지 바꾸지 않으면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여전히 강한 벽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페미니즘이 강하게 우리 사회를 강타한 것처럼 호들갑 떠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니다. 여전히 페미니즘은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드리워져 있는 벽이 강하다. 그 강한 벽에 이제 겨우 금을 내고 있을 뿐이다.

 

그 점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덧글

 

약간 의문.

 

19쪽.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서 '나무꾼은 아이 셋을 낳은 후'라고 되어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은 아이 둘을 낳자 감춘 옷의 행방을 알려주었다. 이 점은 고쳐야 할 듯

 

191쪽. 안녕(晏寧), 안식(晏息)에서 한자 晏자를 썼는데 이 安 자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고 있다. 확인이 필요하다. 고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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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날.

 

  도대체... 도덕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잘 용서하지 못한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지도 못하고, 설령 안다고 해도 끝까지 부인하고, 부인하다 안 되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인간들이 널려 있는 정치판에서, 도덕성이 강한 정치인은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쉽게 생각했던 일이 자신을 벼랑으로 몰라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해서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

 

더한 일을 하는 인간들은 살아남고, 세상을 조금이라고 좋은 쪽으로 움직여 보려는 사람은 자기에게 묻은 티끌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해 세상을 떠난다.

 

노회찬 의원이 죽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왜 이리 서글픈 생각이 든 것인지...

최인훈 작가가 쓴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가 떠올랐으니...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니고 태어났으나 강고한 현실을 이기지 못한 환경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었던 아기 장수.

 

우리 세상을 바꾸려고 그렇게 노력했던 노회찬 의원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좋은 사람은 떠나고 안 좋은 인간들은 남아 있는 현실. 똥 묻은 개들은 득시글한 현실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스스로를 심판한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저 세상에서도 이 땅 민주주의가 발전하도록 지켜볼 것이라 믿고...

 

노회찬 의원의 죽음만큼이나 내게 다가온 죽음이 있다. 최인훈 작가의 죽음. 그래, 최인훈 작가 하면 참 오래 전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오늘 돌아가셨다고 한다.

 

  1960년에 나온 '광장'으로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라섰으니 말이다. 단지 광장뿐이겠는가. '가면고'는 어떤가. 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는...

 

일제시대가 오래 되어 조국을 생각하지 못하는 대체 역사 소설이라 할 수 있는 '태풍'은... 우리나라 현실을 박태원 소설에 빗대어 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리고 '총독의 소리, 주석의 소리'는 또 어떤가.

 

소설에서 희곡으로 넘어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는 아기 장수 전설을 극화해서 우리 민족의 수난을 다루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화두'까지... 최인훈 작품을 빠짐없이 찾아 읽으면서 그에게 중독되다시피 했었는데...

 

이제 그는 떠났다. 작품만 남기고. 그 작품들을 통해 계속 내 맘에 남아 있기는 하겠지만.

 

 

최인훈 작가도 하늘에서 잘 쉬시기를...

 

노회찬 의원과 최인훈 작가, 이제는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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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17: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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