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날.

 

  도대체... 도덕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잘 용서하지 못한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지도 못하고, 설령 안다고 해도 끝까지 부인하고, 부인하다 안 되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인간들이 널려 있는 정치판에서, 도덕성이 강한 정치인은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쉽게 생각했던 일이 자신을 벼랑으로 몰라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해서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

 

더한 일을 하는 인간들은 살아남고, 세상을 조금이라고 좋은 쪽으로 움직여 보려는 사람은 자기에게 묻은 티끌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해 세상을 떠난다.

 

노회찬 의원이 죽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왜 이리 서글픈 생각이 든 것인지...

최인훈 작가가 쓴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가 떠올랐으니...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니고 태어났으나 강고한 현실을 이기지 못한 환경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었던 아기 장수.

 

우리 세상을 바꾸려고 그렇게 노력했던 노회찬 의원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좋은 사람은 떠나고 안 좋은 인간들은 남아 있는 현실. 똥 묻은 개들은 득시글한 현실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스스로를 심판한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저 세상에서도 이 땅 민주주의가 발전하도록 지켜볼 것이라 믿고...

 

노회찬 의원의 죽음만큼이나 내게 다가온 죽음이 있다. 최인훈 작가의 죽음. 그래, 최인훈 작가 하면 참 오래 전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오늘 돌아가셨다고 한다.

 

  1960년에 나온 '광장'으로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라섰으니 말이다. 단지 광장뿐이겠는가. '가면고'는 어떤가. 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는...

 

일제시대가 오래 되어 조국을 생각하지 못하는 대체 역사 소설이라 할 수 있는 '태풍'은... 우리나라 현실을 박태원 소설에 빗대어 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리고 '총독의 소리, 주석의 소리'는 또 어떤가.

 

소설에서 희곡으로 넘어가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는 아기 장수 전설을 극화해서 우리 민족의 수난을 다루고 있지 않은가.

 

자신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화두'까지... 최인훈 작품을 빠짐없이 찾아 읽으면서 그에게 중독되다시피 했었는데...

 

이제 그는 떠났다. 작품만 남기고. 그 작품들을 통해 계속 내 맘에 남아 있기는 하겠지만.

 

 

최인훈 작가도 하늘에서 잘 쉬시기를...

 

노회찬 의원과 최인훈 작가, 이제는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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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17: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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