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깨덩굴
쌍쌍이 핀 꽃이 눈을 부아리고 한쪽 방향을 노려보는 듯하다. 한번 보면 잊지 않게하는 강렬한 인상이다. 크기도 작지 않아 금방 눈에 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숲 속에 약간 습기가 있는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벌들이 좋아하고 잎이 들깻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왜 덩굴이라고 할까 싶었다. 꽃이 진 다음 옆으로 덩굴이 자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다음해의 꽃줄기가 된다니 비로소 알겠다.

5월에 자줏빛으로 피는 꽃은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와서 한쪽으로 달린다. 꽃의 모양이 길고 입구가 갑자기 굵어진다. 아래쪽 꽃잎의 가운데갈래조각은 특히 크고 옆갈래조각과 함께 짙은 자주색 점이 있으며 긴 흰색 털이 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순은 식용하는 벌깨덩굴은 '순결', '존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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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나무
고개 숙이고 버거운 걸음으로 숲길을 걷다 은근하게 다가오는 향기를 맡으며 발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며 눈에 익숙한 꽃을 찾는다. 이렇게 향기로 먼저 다가오며 존재를 알리는 식물들이 많다.

순백의 하얀꽃이 가지끝에 모여 피었다. 열릴듯 말듯 향기를 전하는 모습이 나이 먹어도 여전히 수줍은 여인을 닮았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향기가 일품이다.

고추나무라는 이름은 나무의 잎이 고춧잎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보다는 잎에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여기에 '한', '의혹', '미신'이라는 꽃말 역시 꽃이 가진 이미지와는 달라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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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초

숲이 색으로 물들어가는 때 유난히 밝은 빛을 전해주는 꽃을 만난다. 녹색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에 통째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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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꽃들처럼 활짝 핀 모습이 아니라 반쯤만 피면서도 제 빛을 온전히 발하는 금난초는 보는 이 마다 매력이 흠뻑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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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초라는 이름은 난초의 종류로 꽃이 마치 금처럼 빛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금난초는 큰 무리를 지어 피지 않고 홀로 드문드문 핀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홀로 피어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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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꽃보러 다니는 길에서 문득 만나기도 하고 하나를 보고자 길을 나서기도 한다. 우연히 보게되거나 찾아간 만남이거나 언제나 환호성을 자아내게 하는 특별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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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홀로피어 유독 빛나는 금빛을 보여주지만 스스로를 지키기에는 버거운 것을 알아서인지 '주의', '경고'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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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대부분 식물을 꽃으로 만나지만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나는 나무가 있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숲길에서 열매를 보고서야 겨우 이름 부를 수 있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과 함께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 잎에선 특유의 냄새가 난다.

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매년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때를 놓치고 나서 하는 말이 된다.

올해 처음으로 그 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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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6-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보는 꽃 같네요. 감사합니다.
 

눈맞춤이다.

숲에 들면 한없이 느려지는 걸음에 익숙하다. 좌우를 살피고 위아래도 봐야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도 본다. 높이를 달리하고 속도가 변하면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바라보는 방향과 각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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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아니다. 어느 때는 걸음을 멈추고 몸과 마음이 그 숲에 동화되도록 고요히 머물러 숨쉬는 것도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런 후에 느끼는 숲은 또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숲에 들어 생명을 만나기 시작한 후로 달라진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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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눈을 들면 몇 걸음 앞서 보란듯 꽃을 피우고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를 건네는 꽃과 눈맞춤 한다. 적절한 때 그곳에서 멈춘 나와 꽃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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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다고 그 꽃이 저절로 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는 안다. 관련된 모든 인연이 정성을 다한 수고로움으로 꽃이 피듯 사람의 만남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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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만남, 그 만남으로 인해 형성되는 공감, 이 모두는 시간과 공간이 어우러져 꽃으로 피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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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시중의 미소가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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