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단화(겹황매화)

황매화와 더불어 친숙한 꽃이다. 그래서일까. 숲속에서 만나면 친근함에 반갑게 눈맞춤한다. 사람들 가까이 살았다는 생각에 언젠가 꽃이 피는 언저리 어딘가에 사람이 살았을거라며 그 흔적을 찾게 만드는 꽃이다.

 

이 꽃도 사람이 살았던 산성 언저리에서 만났다. 제법 군락을 이룬것으로 보아 자리잡은 시간을 짐작케한다. 80년대 중반까지도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때 그 사람들의 흔적을 만나듯 반갑다.

 

봄에서 초여름까지 꾸준히 꽃을 피운다. 황매화가 5장의 꽃잎을 가진 것에 비해 죽단화는 겹꽃잎이다. 그래서 겹황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은 풍성하게 피나 열매는 거의 맺지 못한다니 그래서 꽃이라도 더 풍성하게 피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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嗛 마음에 맞을 겹

우연히 한자 한자를 들여다 본다. 마음에 맞을 겹이다. 평소 주목하고 있는 겹에 닿아있어 그 의미를 헤아려 본다. 겹은 거듭하여 포개진 상태를 일컫는다. 겹쳐지려면 겸손함으로부터 출발 한다. 겸손하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으니 더 깊은 공감을 불러온다. 통하여 겹에 이르러야 마음에 맞는다.

겹쳐져야 비로소 깊어진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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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봄도 끝자락이다. 매서운 겨울의 눈보라가 봄의 화려한 꽃향기를 준비했듯 나풀거렸던 봄향기로 맺은 열매는 이제 여름의 폭염으로 굵고 단단하게 영글어 갈 것이다.

미쳐 보내지 못한 봄의 속도 보다 성급한 여름은 이미 코앞에 당도해 존재를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짐작되는 변화보다 예측할 수 없이 당면해야하는 폭염 속 헉헉댈 하루하루가 버거울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그 숲 속을 걷거나, 숲 속에 서 있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숲이 전해준 위안을 꺼내보며 스스로를 다독일 일이다.

태백산 천제단 아래,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의 품에 들었다. 속을 내어주고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나무다. 다시 천년에 또 한번의 봄을 건너 여름을 기록할 나무의 품은 아늑했다. 처음 든 태백太白의 품이 어떠했는지를 기억하게 해 줄 나무이기에 곱게 모시고 왔다.

오월 그리고 봄의 끝자락, 시간에 벽을 세우거나 자를 수 없다는 것을 진즉에 알았다. 그렇더라도 풀린 것의 매듭을 묶듯이 때론 흐르는 것을 가둘 필요가 있다. 물이 그렇고 마음이 그렇고 시간이 그렇다. 일부러 앞서거나 뒤따르지 말고 나란히 걷자.

이별은 짧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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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붓꽃'

꼭 집어 대상을 선정하고 때맞춰 일부러 찾아간다. 그곳에 가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노루귀, 변산바람꽃, 깽깽이풀, 노각나무, 함박꽃나무 등 그렇게 찾아가는 몇가지 식물 중 하나다.

 

딱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비슷한 금붓꽃과는 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전해준다. 곱고 더 여려서 한결 친근함을 불러오는 꽃이 이 노랑붓꽃이다.

 

노랑붓꽃은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남부지방에 자생지가 있으나, 자생지 및 개체수가 극히 드물어 보기 쉽지 않은 꽃이다. 비슷힌 금붓꽃과 차이는 잎이 보다 크고 넓고, 한 꽃대에 꽃이 1~2개씩 달리는 것이 다르다.

 

조그마한 차이가 식물을 구분하는 강한 느낌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노랑붓꽃으로 다시 한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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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룽나무'

매년 이 나무를 보기 위해 그 산에 오른다. 지난해는 때를 놓쳐 아쉬웠지만 올해는 한껏 기대감을 부풀리며 걷는다. 미나리아재비를 만났으니 곧 그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눈앞에 꽃을 가득 피우고 있는 나무 몇그루가 있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가지를 내려뜨리고 향기를 내뿝는다. 절정의 때를 지났는지 떨어진 꽃들이 하얗게 냇가를 수놓고 있다.

 

하얀꽃을 단 꽃이삭이 많이 달린다. 일년생가지를 꺾으면 냄새 나고 나무껍질은 흑갈색으로 세로로 벌어진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향기도 꽃모양도 독특한 이 나무는 남부 지역에는 보기 쉽지 않은 나무다. 개인적으로 이 꽃을 보고 나면 주 꽃탐방의 장소가 지리산으로 바뀌는 기준으로 삼는다.

 

꽂그늘에 들어 봄날의 정취를 가슴에 담기에 참 좋은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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