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초
숲이 색으로 물들어가는 때 유난히 밝은 빛을 전해주는 꽃을 만난다. 녹색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에 통째로 들어온다.

다른 꽃들처럼 활짝 핀 모습이 아니라 반쯤만 피면서도 제 빛을 온전히 발하는 금난초는 보는 이 마다 매력이 흠뻑 빠지게 한다.

금난초라는 이름은 난초의 종류로 꽃이 마치 금처럼 빛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금난초는 큰 무리를 지어 피지 않고 홀로 드문드문 핀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홀로 피어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여기저기 꽃보러 다니는 길에서 문득 만나기도 하고 하나를 보고자 길을 나서기도 한다. 우연히 보거되거나 찾아간 만남이거나 언제나 환호성을 자아내게 하는 특별한 존재다.

숲에 홀로피어 유독 빛나는 금빛을 보여주지만 스스로를 지키기에는 버거운 것을 알아서인지 '주의', '경고'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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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향 煮茗香
呼兒響落松蘿霧 호아향락송나무
煮茗香傳石徑風 자명향전석경풍

아이 부르는 소리는 송나를 스치는 안개 속에 들려오고
차 달이는 향기는 돌길의 바람을 타고 전해오네.

*진각국사가 스승인 보조국사가 있는 억보산 백운암을 찾아 갔을 때, 산 아래에서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읊은 시라고 한다.

송나松蘿를 쓴 스님의 모습에는 이미 차향 가득할테니 들고나는 모든 소리 역시 차향이 배어있으리라. 차 달이는 향기라는 단어에 매료되어 찾아본 글귀다.

꽃이 떨어지는 것은 땅 위에서 한번 더 피려는 것이다. 꽃 떨어진 자리에 바람이 일어 다시 피어난 꽃에 숨을 더한다. 물에도 젖지 않은 꽃에 시선이 머무는 이유는 그리운이에게 마음을 담아 '헌화가'를 부르기 위함이다

자명향 煮茗香, '차 달이는 향기'를 볼 수 있다면 헌화가를 부르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꽃진 자리에 꽃향기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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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난초
겨울을 나면서 이른 봄에 환호하던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가 생길 무렵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꽃들이 난초 종류다. 춘란이라 부르는 춘란으로부터 시작되며 은난초, 은대난초, 금난초, 약난초, 새우난초, 감자난초, 나도제비란, 닭의난초, 병아리난초 등으로 난초라는 이름을 가진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그중에 하나인 은난초다. 은빛 꽃이 피는 난초라는 의미로 은난초라고 부른다. 숲이 녹색으로 물들어가는 때 녹색의 잎에 흰색의 꽃이 피니 눈여겨 보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 않은 식물이다. 작은 키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이 난초를 찾는 이유는 수수함에 있다.
 
지난해 봐둔 곳이 있어 짬을 내 가벼운 나들이를 한다. 같은 곳에서 같은 시기에 볼 수 있어 다행이다. 군대군대 올라오는 은난초를 찾아 숨바꼭질 하듯 눈맞춤을 한다. 건너편에서 홀로 피어 있는 금난초는 조금 후에 갈게하며 눈길을 건넨다.
 
가까운 곳이라 한결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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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한세상 산다는 것

한세상 산다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
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 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이외수 선생님의 시 "5월"이다. 5월은 이외수 선생님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시를 여기에 공유 합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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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圓隧筆 근원수필
無序錄 무서록
-김용준ㆍ이태준, 청색종이

혹 해서 손에 들었다. 근원수필에서 느꼈던
글 맛을 간직하고 싶었나 보다. 다시, 김용준과 이태준의 마음을 엿보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청색종이의 '한국의 아름다운 문자' 시리즈 중 첫번째로 발간된 책이다. 초판 원본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표지에 고집진 장정으로 발간 했다.

끝나가는 봄을 이 책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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