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모양도 그렇지만

이 노랑의 부드러운 색감이 좋다.

올해 처음 만났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12월 한달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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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꽃

꽃의 모양이 배를 정박시키는 닻과 유사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22년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12월 한달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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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하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세개의 꽃잎이 모여 피어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발길 닿는 곳에 소풍가듯 한가롭게 걷다 만나는 꽃이 즹답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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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 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신경림 시인의 시 "낙타"다. 별과 달과 해와 모래를 벗 삼아 살아온 낙타와 벗하여 한쪽 눈 감고 살아가도 좋으리라.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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騷騷木葉下江皐 소소목엽하강고
黃黑天光蹴素濤 황흑천광축소도
衣帶飄颻風裏立 의대표요풍리립
怳疑仙鶴刷霜毛 황의선학쇄상모
不亦快哉 불역쾌재
낙엽은 우수수 강 언덕에 떨어지고
우중충한 날씨에 흰 파도가 넘실댈 때
옷자락 휘날리며 바람 속에 섰노라면
하얀 깃을 쓰다듬는 선학과도 같으리니
그 얼마나 상쾌하랴
 
*조선사람 다산 정약용(丁若鏞)의 不亦快哉行 불역쾌재행 연작시 20수 중에 일곱번째 시다. 다소 답답한 상황에서 반전의 묘미를 살려 끝내 얼마나 통쾌한가를 알게 한다.
간밤에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하늘을 덮은 구름이 사이로 따사로운 햇볕이 난다. 움츠렸던 가슴을 펴며 하늘 한번 쳐다보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내친김에 한수를 더 읽어보자. 열아홉 번째 시다.
 
琴歌來趁月初圓 금가래진월초원
無那頑雲黑萬天 무나완운흑만천
到了整衣將散際 도료정의장산제
忽看林末出嬋娟 홀간임말출선연
不亦快哉 불역쾌재
달 둥글면 거문고 타고 노래하기로 하였는데
어찌할까 온 하늘을 먹구름이 다 덮다니
옷을 모두 챙겨 입고 헤어지려 할 즈음에
숲 끝에 얼굴 내민 예쁜 달을 보게 되면
그 얼마나 반가울까
 
*기대가 허물어지나 싶었는데 끝내 그 아쉬움을 달래줄 상황을 만나니 반가움은 배가 된다. 일어섰던 자리에 그대로 앉아 심중에 담아둔 회포를 풀어내 긴밤을 지세워도 좋으리라.
 
*사진은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아끈다랑쉬오름과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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