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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꽃나무
가을로 접어드는 때 산과 들에서 만나는 층꽃나무의 연보랏빛은 언제 보아도 반갑다. 어디선가 왔을 층꽃나무가 뜰에서 꽃을 피웠다.
 
층을 이루며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제법 많다. 봄철 층층나무를 비롯하여 층층잔대, 층층이꽃, 산층층이꽃, 층꽃풀, 층꽃나무 등이 그것이다.
 
자줏빛이나 연한 분홍색 더러는 흰색으로 피는 꽃이 층을 이루며 많이 모여 달려 핀다. 자잘한 꽃들이 촘촘하게 붙어 둥근 원형을 만들고 핀 모습이 이쁘다. 핀 꽃 무더기가 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층꽃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풀처럼 보이나 나무로 분류된다.
 
가을 초입 보라색의 이쁜꽃에 눈길을 주는가 싶었는데 이내 꽃이 지고 만다. 이쁜 꽃은 빨리 진다지만 그 아쉬움을 '허무한 삶'이라는 꽃말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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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계절마다 피는 그 많은 꽃들 중에 놓치지 않고 꼭 눈맞춤하고 싶은 꽃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라지기에 눈맞춤에 대한 갈망도 다르지만 꽃을 보고자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 한자리를 차지하는 꽃이 이 물매화다.

춥고 긴 겨울을 기다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마음에 매화가 있다면 봄과 여름 동안 꽃과 눈맞춤으로 풍성했던 마음자리에 오롯이 키워낸 꽃마음이 꼭 이래야 한다며 가을에는 물매화가 있다.

누군가는 벗을, 누군가는 그리운 연인을, 누군가는 살뜰한 부인을 누군가는 공통의 이미지인 아씨를 떠올린다. 유독 사람받는 꽃이기에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때를 놓치지 않고 피어 눈맞춤할 기회를 준다.

꽃에 투영된 이미지 역시 제 각각이다. 이제 이 꽃은 오매불망하던 꽃과 계절이 네번 바뀌는 동안 다섯번의 청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흥쾌히 자리를 마련해준 이의 눈망울로 기억될 꽃이다.

서리 내리고 눈 올때 까지도 많은 꽃들이 피고지겠지만 올해 내 꽃놀이의 백미는 여기에서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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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나리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기에 더 반갑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뻑꾹나리라고도 부른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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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란'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기고 주변 산을 탐색하는 즐거움이 컷다. 뒷산은 보고 싶었던 야생화들이 제법 많은 종류가 있어 사시사철 궁금한 곳이기도 했다. 산들꽃을 찾아다니게 하는 출발점이 된 곳이다.

골짜기 능선 등을 살피며 구석구석 발자국을 남기던 중 산능선 솔숲 바위아래 낯선 꽃을 만난 것이 이 사철란과의 첫만남이었다. 그후로 늦여름 산행길에 한두 개체씩 봐오던 것을 올해는 다른 곳에서 무더기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화려함은 없다. 그저 수수한 모습으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꽃이다. 긴 꽃대에 여러개의 꽃이 한방향으로 핀다. 입술모양의 꽃부리가 특이하다.

제주도와 울릉도 및 전라남도 도서지방에서 나는 상록 다년생 초본이라는데 내륙 깊숙한 숲에서 발견 된다. 사철란과 비슷한 종으로는 붉은사철란과 털사철란, 섬사철란 등이 있다.

근처에 어리연꽃 피는 그리 크지 않은 저수지가 있어 피는 시기와 겹치니 때를 맞춰 함께 만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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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꽃'
조선 정조 때를 배경으로 한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김탁환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시투구꽃의 실물이 궁금했다. 투구꽃에 각시가 붙었으니 투구꽃보다는 작다라는 의미다. 여전히 각시투구꽃은 보지 못하고 대신 투구꽃을 만났다.
 
꼬깔인듯 투구인듯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감추고 싶은 무엇이 있나보다. 자주색 꽃이 줄기에 여러 개의 꽃이 아래에서 위로 어긋나게 올라가며 핀다. 병정들의 사열식을 보는듯 하다. 여물어 가는 가을 숲에서 보라색이 주는 신비로움까지 갖췄으니 더 돋보인다.
 
꽃이 투구를 닮아 투구꽃이라고 한다. 맹독성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인디언들은 이 투구꽃의 즙으로 독화살을 만들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각시투구꽃도 이 독성을 주목하여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집안도 형태적 변이가 심하여 복잡하다. 투구꽃, 세뿔투구꽃, 바꽃, 지리바꽃, 놋젓가락나물, 한라돌쩌귀, 진범 등 겨우 두 세 종류만 보았고 또 비슷비슷 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장미에 가시가 있듯 예쁘지만 강한 독을 지닌 투구꽃은 볼 수록 매력적이다. 독특한 모양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뭔가 감추고 싶어 단단한 투구를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밤의 열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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