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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바람꽃'
때가 이르거나 날이 궂거나 하여 완전히 핀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다. 여러날이 지났으니 지금은 처음 본 곳엔 이미 꽃이 지고 푸른 잎만 남았을 것이다.


화려하게 치장하는 이른 봄 꽃들에 비해 백색으로만 멋을 낸 순수한 모습이 좋아 찾게 되는 꽃이다. 마음과는 달리 이쁜 모습으로 담아내기에는 내게 여간 까다로운 녀석이 아니다. 제법 많은 수의 꽃잎처럼 보이는 꽃 받침잎이 주는 매력이 좋다.


느긋한 마음으로 꽃을 찾는 이에게는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햇볕이 나고 온도가 올라가면 꽃받침잎을 활짝 열어 순한 속내를 보여 준다.


바람의 신과 아네모네에 관한 전설과 연관된 듯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등 여러 가지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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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부채'
긴 겨울을 기다려 보고 싶은 식물이 한 둘이 아니지만 놓치고 싶지 않고 기어이 보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에 하나가 이 식물이다.


제법 큰 몸통이지만 키를 키우지는 않는다. 땅과 가까이에서 품을 넓히고 그 안에 꽃을 피운다. 꽃은 붉은 얼룩이 있는 주머니처럼 생긴 포 안에 담겼다. 꽃이 지면서 부채처럼 넓은 잎이 나온다. 앉은부채는 꽃을 피울 때 스스로 열을 내고 온도를 조절하는 신비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잎이 땅에 붙어 있고 부채처럼 넓게 펼쳐진 모양 때문에 '앉은부채'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바위 틈에서 벽을 보고 앉아 있는 모습이 면벽 수도승을 닮아 보이기도 한다.


첫 눈맞춤 이후 세번 째 겨울을 맞아 찾은 곳에서는 파헤쳐진 흔적이 많다.독성이 강하다는데 어디에 쓰려는지 의아하다. 어쩌면 더이상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불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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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겨울에서 봄으로 확실하게 건너왔다고 느낄 즈음에 복수초의 노랑이 희끗희끗 시들어 가는 사이로 난장이 처럼 작은 꽃이 핀다.


그 꽃을 보러 숲을 찾는 사람도 발밑에 두고서도 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숲과 사람의 눈이 서로 교감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작다는 말이다.


나만 바람꽃인 줄 알았더니 너도 바람꽃이구나 하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슬그머니 미소가 번진다. 나도바람꽃은 아직 본적이 없다.


너도바람꽃의 가장 큰 특징은 많은 수의 노란색 꿀샘이 원형으로 나타나는 점이다.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기에 확대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너도바람꽃을 신호로 연달아 꿩의바람꽃과 만주바람꽃이 피면 숲은 이제 본격적으로 봄맞이를 마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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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유독 사람의 이목을 끄는 꽃이다. 긴 겨울이 끝나간다는 신호로 이해한다. 꽃도 사람도 봄을 맞이하려는 조급한 마음이 눈맞춤을 부른다.


화려한 외출이다. 본래부터 속내는 그렇다는듯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하거나 숨기는 일이 없다. 그 화려함이 주목 받기에 한몫한다.


꽃보다 사람이 많은 곳과 시간을 피하느라 너무 이르거나 조금 늦기 마련인 꽃놀이다. 그러다보니 피고지는 과정을 볼 기회가 더 있다. 꽃놀이에서는 그것으로도 충분함을 알게하는 꽃이다.


처음 간 곳이다. 지형을 모르니 햇살이 드는 시간을 모른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한번은 더 이 꽃을 주인공으로 꽃나들이를 할 것이다. 조금 늦게 나선 길에 지는 꽃과 다음 봄을 약속할 수 있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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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마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올해는 꽃들이 유독 일찍 핀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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