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言 야언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이 지나도 항상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 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은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어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의 야언野言이다. 이 글이 주목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단연코 매화에 있을 것이다. 내 뜰에도 그 매화가 피었다.


옛사람들이 유독 매화를 사랑한 이유는 ‘빙설옥질氷雪玉質’, ‘빙기옥골氷肌玉骨’에 있지 않을까. "얼음과 눈처럼 맑고 깨끗한 모습에, 옥같이 곧고 맑은 정신"을 매화 속에서 찾아내 그 매화처럼 살고자 했다.


한껏 부풀어 꽃이 벙글어지기 직전에 매화를 딴다.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정갈한 마음으로 합장하고서 따온 꽃송이를 잔에 띄우고 잠시 그 향기에 취하다 이내 조심스럽게 마신다.

매화로 인해 비로소 봄과 내가 하나가 된다.


매향이 더 그윽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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