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을 모았다지만 과하지 않다. 소박한 민초들의 삶 만큼이나 소박한 소원이니 굳이 오색 댕기와 같은 과한 치장도 필요 없으리라. 왼쪽으로 꼰 새끼줄을 일곱번 허리에 두르고 정갈한 마음 처럼 하얀 종이를 고이 접어 걸어두는 것이면 마땅했으리라.


더 크고 웅장한 위쪽 할아버지 나무를 두고 잘려나간 가지로 인해 더 애뜻한 할머니 나무에 두손 모아 마음을 얹어 놓았다. 깊은 사연과 뜻하는 바가 있어 할머니 나무에 금줄을 걸었을테지만 길손은 그 까닭을 알 수가 없다.


420여 년을 한자리에서 살았다고 하니 세월을 짐작도 못한다. 대나무 숲 우거진 마을 입구에 서서 들고 나는 뭇생명들의 안부를 챙겼으리라.


정갈한 마음으로 나무 둘레를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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