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곳에 섬진강이 있다. 하지만 그 기슭에라도 서성이고자 한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보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조그마한 냇가에 더 주목한다.


집으로 들고나는 길목에 들판을 가로지르는 천에 겨울이 붙잡혔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틈틈이 눈은 쌓였다 녹기를 반복한다. 그 언저리 쯤에 서성이는 그림자 하나 있다.


"슬픔은 슬픔끼리 풀려 반짝이는 여울을 이루고
기쁨은 기쁨끼리 만나 출렁이는 물결이 되어
이제야 닻 올리며 추운 몸뚱아리 꿈틀대는
겨울강 해빙의 울음소리가 강마을을 흔드네"


*오탁번의 시 '겨울 강'의 일부다. 삶의 긴 여정이 흐르는 강물이라면 슬픔과 기쁨이 만나 물결이는 것이 강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좁아터진 냇가를 흐르는 물줄기가 얼음과 눈에 갇혀 그나마 멈칫거리는 시간을 잘견뎌왔다. 온 시간처럼 가야할 시간도 예측할수 없지만 흐름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에 언젠가는 그곳에 닿으리라.


봄은 냇가에 물 흐르는 소리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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