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곱디고운 새색시 얼굴에 피어나는 수줍은 미소처럼 눈이 내린다. 입춘이 코 앞이라 새벽에 내리는 눈은 춘설임에 틀림 없다. 저만치 오는 봄을 버선발로 마중하는 내 반가움의 표현이리라.


눈을 마중하는 의식을 치르듯 까치발로 토방을 내려서 디딤돌 밟고 살포시 대문을 연다. 골목길에 내려앉아 반짝이는 눈을 마주한다. 아까워 차마 발자국도 남길 수 없어 가만히 돌아서고 만다.


황병기님의 춘설이 함께하는 고요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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