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꼭 봐줄 것만 같아서
살짝 고개 숙여 드러난 속내가 부끄러운 것일까. 일부러 낮에 나왔음에도 수줍은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겨울날의 어색한 하늘빛에 선명하게 자신을 내보였다.
"있는가 하면 없고, 없는가 하면 있는
오래된 흰죽 같은"
*이규리의 '낮달'이라는 시의 일부다. "무슨 단체 모임같이 수런대는 곳에서/맨 구석 자리에 앉아 보일 듯 말 듯/몇 번 웃고 마는 사람처럼" 낮달이 떳다.
볕이 참으로 좋은 크리스마스다. 시린 가슴들에게 하늘이 보내는 마음은 선물 처럼 온기가 가득하다. 그 하늘 한가운데 빼꼼히 낮달이 보인다. 크리스마스에 하늘 보며 낮달과 눈맞춤하는 이 몇이나 될까.
누군가 꼭 봐줄 것만 같아서 수줍은 미소가 이쁜 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