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잎이 무성해지는 어느날 담쟁이덩굴의 사이에는 웅성거림이 있다. 벌들이 모여 꿀을 따는 소리다 그것이다. 기대어 살 수밖에 없지만 다른 생명을 품고 나눌줄도 아는 것이다. 생명의 본래 마음자리가 그렇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도종환의 시 '담쟁이'의 일부다. 담쟁이덩굴을 이해하는 시인의 마음에 공감한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주는 잔잔한 감동과도 맥을 함께하고 있다.
담쟁이덩굴이라는 이름은 담장에 잘 붙어서 자란다고 하여 '담장의 덩굴'이라고 부르다가 '담쟁이덩굴'이 되었다. 한자 이름은 돌담에 이어 자란다는 뜻으로 '낙석洛石'이라고 하여 같은 뜻이다.
토담에 이어진 건물벽을 감싸던 담쟁이덩굴을 실수로 자르고 말았다. 그흔적이 그대로 남아 화석처럼 말라간다. 자연스럽게 잎이 떨어지는 때를 기다려 다른 담쟁이덩굴의 모습을 보려고 한다.
대상에 기대어 사는 모습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엿보고자 한 것일까. '우정'이라는 꽃말이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