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등선羽化登仙
볕 좋은 주말 오후다. 산을 넘어온 바람결에도 온기가 담겨 있어 남쪽으로 향한 벽에 기대어 굳이 볕바라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다. 첫눈이니 이미 겨울이니 호들갑을 떨던 어제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날씨니 가을을 더 붙잡고 싶은 이에게는 적절한 때다. 낙엽지듯 요란한 사람들 빠져나간 숲에 들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도 좋겠다.
우화등선羽化登仙,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는 뜻이다. 번잡한 세상일을 떠나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 혹은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600 여년을 산 느티나무에 흔적을 남겼다. 7년의 시간을 땅속에서 때를 기다렸다 지난 여름 한철 힘찬 울음을 끝으로 사라진 매미의 소행이다.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다시 느티나무의 그늘에 들어 다음 7년의 시간 속으로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여름 한철의 울음을 위하여ᆢ.
느티나무의 600년, 매미의 7년의 시간은 길게 잡아 100년의 중반을 넘어서는 사람의 시간을 무엇으로 견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상대적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절대적 가치를 꿈꾼다. 애초에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닿고자하는 무모한 간절함으로 자신을 내몰면서 버거운 하루를 산다. 삶의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찾아야 할까.
우화등선羽化登仙, 매미의 탈피한 흔적을 핑개로 한낮 따스로운 볕 속에서 비몽사몽 헛꿈을 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