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문산 서어나무'
큰지붕으로 오르는 길에 일부러 찾았다. 그사이 무성하던 잎을 다 떨구어내면서 나무의 품 속에 감춰뒀던 하늘을 보여준다. 그렇게 다 떨구어 보내고나서야 한겨울 눈보라를 견딜 수 있다는 것일까. 남쪽으로 향해 서서 찬바람 막아줄 산등성이를 등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도 두어번은 더 나무의 품에 들고자 한다. 다부진 근육질의 속내를 보여주며 북풍한설에 눈을 이고도 당당하게 서 있을 모습이 궁금하다. 긴 시간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에도 나무는 안으로 단단함을 쌓아갈 것이다. 서둘러 겨울맞이를 마친 나무의 숨결이 평온하고 고르다. 속내가 단단하지 못하고서는 견디기 힘든 시간을 건너는 나무의 지혜이리라.
한겨울 그 나무의 품에 들어 온기를 나누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