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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 - 농부 김 씨 부부의 산골 슬로라이프
김윤아.김병철 지음 / 나는북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산골에서 두 번째 삶을 누리는 김씨 부부
시골로 이사 온지 6년쯤이다. 시골 살이라고 해도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하늘을 한 번 쯤은 더 보는 것과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된 새로운 사람들은 이미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시골 요소요소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다. 그들의 일상 속에 남다른 삶의 가치가 이미 구현되고 있다.
그렇게 들여다 본 사람들은 귀농이든 귀촌이든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을 살아간다. 카페를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식당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며 생활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기에 사는 모습도 다 다르다. 이 다름을 인정하니 곁에 머물며 정을 나워갈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들과 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서 만난다.
잘나가는 식당 주인이 어느 날 갑자기 시골생활을 하자고 작정하고 나선 곳이 경북 영양의 노루모기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살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연에 둘러싸여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복이 찾아왔단다. '산골에서 팔자가 활짝 피셨습니다'를 통해 그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본다.
시골생활을 선택한 이유가 딱히 설명되지 않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시골에 그것도 산중에 정착하고 농사지으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해서 만족하고 산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일상의 모습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눈과 추위 속에 갇힌 겨울을 지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씨 뿌리고 가꾸며 다음에는 무엇을 심을까를 생각한다. 틈틈이 산과 들에 나는 산나물과 열매를 따서 먹을거리를 장만하고 이웃과 나눔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더해간다.
산중 생활에 익숙해지며 잊고 살았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다. 손으로 그릇을 빚고 나무를 깎아 가구를 만들며 필요하면 집도 짓는다. 모두 처음 하는 일이지만 이웃이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그 속에 사람 사는 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산중에는 누구에게 잘 보일 이유도, 나를 지켜보는 이도 없으니 부지런하고 깨끗이만 하고 산다면 살아가는 방법이야 뒤섞인들 아무렴 어떨까 싶다.”
사는 터전이 바뀌면 일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뀐다. 바뀐 생각으로 삶이 저절로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억지 부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듯이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 변화를 스스로 알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