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코 낮은 곳으로만 향하는 구름이 눈맞춤하자는 손짓에 못이긴척하며 손을 놓고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며 따라가는 시선을 사로잡는 구름과 하늘의 조화가 아름답다. 하늘바다를 느릿느릿 유영하는 구름은 돛이 없어도 유유자적 제 갈길을 가지만 발이 묶은 나무는 구름과 벗하며 지나는 바람의 속삭임으로 산 너머의 소식을 듣는다.
구름이 살아가는 법
무한히 넓은 하늘을
흘러가면서도
조금도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느릿느릿 천천히
흘러간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쉬엄쉬엄
유유히 흘러간다.
그래서
쉬이 지치지 않고
제 갈 길
끝내 다 가고야 만다.
*정연복의 시 '구름이 살아가는 법'의 전문이다. 오늘 하늘의 구름과 너무도 흡사한 장면을 읊을듯 하여 무심코 봐지지 않은 하늘이다.
하늘 품에서 땅을 보며 유유자적 흘러가는 구름이나 땅 품에서 하늘을 향해 느릿느릿 꿈을 키우는 나무나 사는 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둘 사이 어디쯤이 내가 서 있는 시간일텐데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구름과 나무가 그렇듯 "쉬이 지치지 않고 제 갈 길 끝내 가고야 마는" 그 마음은 알 것도 같다. "쉬엄쉬엄 유유히 흘러"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