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제법 내린 겨울날의 숲에서 낯선 열매를 보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경외감을 느꼈다. 하얀 눈을 배경으로 수십개의 발을 달고 기어가는 듯한 열매는 생소하기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알고나니 의외로 독특한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자잘한 꽃이 긴 꽃술을 삐쭉하 내밀며 하얗게 핀다. 하나로는 알 수 없을만큼 작지만 모여 피니 금방 알아볼 수 있다. 꽃보다는 특이한 모습의 열매에 주목하게 된다.
이슬처럼 매달린 열매에 털이 잔뜩 난 모습에서 털이슬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초록의 숲에서도 특이하게 보이지만 겨울 눈 속에서 보는 열매의 모습은 장관이다.
털을 잔득 달고 있는 열매는 곁을 지나가는 짐승의 몸에 붙어 씨앗을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 기다림은 생존의 본능일 것이다. '기다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