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들어 눈여겨보는 것이 나무다. 그 숲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오래된 나무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보다 큰 이유다.


전라북도 순창의 회문산 서어나무다. 회백색의 수피가 아름다운 서어나무는 그 품의 두께에서 수령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제법 거리를 두고 나무와 마주섰다. 한참을 상하좌우에 주변까지 눈으로 살펴 살아온 시간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이라도 해볼요량이지만 가당치도 않은 듯하여 조심스럽게 나무 곁으로 다가선다. 다소 차가운 느낌을 전해주는 굴곡이 심한 수피를 손으로 만져본다. 굴곡을 따라 쥐어보기도 하고 손바닥을 펴 쓰다듬기도하면서 나무가 전하는 온도를 공유한다. 마음에 품듯 두손을 활짝 펴고 안아보며 겹으로 쌓인 시간의 기운을 느껴보고자 하지만 역부족이다. 한동안 멈추었던 길을 다시 오르며 뒤돌아본 나무는 그자리 그대로다. 하지만, 팔을 벌려 서로에게로 닿으며 알듯모를듯 전해진 온도는 내게 남았다.


나무가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그것처럼 이제 나는 내 시간 속으로 나무를 그렇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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