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경림'
-이경자, 사람이야기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시인의 시 '갈대'다. 계절도 내 삶의 시간도 가을의 문턱 즈음에서 '산다는 것'에 주목하는 때에 오롯이 '시인 신경림'을 만나는 의식을 치루듯 찾아 본 시가 이 '갈대'라는 작품이다.

'농무'로 기억되는 신경림 시인은 그 시를 알지도 못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서로를 연결지을 수 있는 것은 순전히 학교교육의 혜택(?)이다.

이 책은 작가 이경자의 눈으로 본 시인 신경림에 대한 이야기다. 둘다 잘 알지 못하니 이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글을 통해 주목하는 대상과 글쓴이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리라.

빠르게 첫장을 넘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