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가을을 시작하는 9월 첫날 텃밭에서 이슬 맺힌 꽃을 본다. 순하고 곱다. 꽃으로만 보기에도 충분히 좋다. 아기자기한 맛과 멋이 있다. 거기다 흰색이니 그 청초하고 고운모양에 더 눈길이 더 간다.


꼭 먹을 생각만으로 키우지 않은 것도 있다. 도라지가 그렇고 잇꽃이 그렇고 더덕도 마찬가지다. 소중한 먹거리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면 변명거리는 없지만 채소가 주는 것이 먹거리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꽃보는 멋이 함께하여 더 여유로운 마음을 누리고자 한다.


정구지(경상도, 충청도), 졸(충청남도) 혹은 솔(전라도)이라는 사투리로도 불린다. 잎은 길고, 꽃은 흰색으로 핀다. 생채는 물론 장아찌, 김치나 부침개 등으로 두루 쓰이고 각종 양념에 첨가해서 먹기도 한다.


'정을 굳히는 나물'이라는 의미로 정구지라고도 하는 부추의 잘리고 또 잘려나가도 새 순을 올리는 마음에서 한없는 슬픔이 전해진 것일까? '무한한 슬픔'이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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