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늦장을 부린건 피곤한 몸이 아니라 폭염을 건너온 마음이 시킨 것이리라. 점심도 때를 놓치고 서성이는 뜰에 햇볕을 좋아하는 채송화가 만개했다.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치는 풍경이 아니라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대상의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꽃은 보는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