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1507m)을 올랐다. 25년 전 즈음 향적봉을 처음으로 오르고 간혹 무주 구천동 계곡이나 휴양림, 스키장을 갔지만 정상을 올라볼 생각은 안했으니 기억 저편에 묻혔다고 해도 좋을 덕유산이다. 그 덕유산을 꽃 볼겸 해서 다시 오른 것이다.


이른아침 출발 낯선길을 나섰다. 출발지점에 도착하니 벌써 주차된 차들이 제법있다. 도착 하자마자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슬비가 내리고 마침 같이 출발하는 팀이 있어 다행이다. 입구에 도착하고 먼저 출발했다. 다소 험한 길을 더위를 식혀주는 이슬비와 함께 느긋한 걸음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간혹 내려오는 이들과 인사 나누는 것으로 지친 몸을 쉬어가기도 했다. 결국 정상까지 혼자다.


산을 오르자 비는 멈추고 안개세상이다. 발 아래 아무것도 없다. 바로 앞 봉우리도 안보인다. 길을 따라 걷고 보이는 꽃과 눈맞춤 한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서봉에 이르는 능선이 꽃들의 세상이다. 더딘 걸음을 자꾸 멈추게하는 꽃과의 만남은 서봉에 올라서니 절정이다.


만개한 원추리부터 긴산꼬리풀, 바위채송화, 돌양지꽃, 도라지모싯대, 단풍취, 동자꽃, 참바위취, 난장이바위솔, 구름체, 흰여로, 물봉선, 좀꿩의다리, 산수국, 곰취, 흰송이풀, 노루오줌, 일월비비추, 산오이풀, 가는장구채, 말나리, 중나리 그리고 솔나리까지 이름을 알지 못해 미안한 꽃까지 안개 속 천상의 꽃밭이다.


먼 곳에서 고향사람 만났다고 걱정해주는 사람에 울굿불굿 꽃처럼 이쁜 사람들 속에서 8시간을 걸었지만 적당히 피곤한 몸이 오히려 기분 전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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