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산을 넘는 구름이 흰옷으로 갈아 입었다. 순식간에 쏟아내고 시치미떼는 하늘보고 이상타고 할 수는 없는 일이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게 산 너머 있을 그리움의 안부를 묻는다.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정현종의 시 '하늘을 깨물었더니' 전문이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 보다는 한바탕 쏟고 가는 비가 여름날의 찌는 더위에 지친 짧은 그림자를 식혀준다.


기다리던 비가 쏟아져도 여러가지 이유로 그 비를 맞지 못한다. 비에 흠뻑 젖고 싶다는 마음뿐 무엇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나이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궁색한 변명거리로 삼는다.


스스로를 가둔 벽에 틈을 내고 비오는 들판으로 나서며 손에 들었던 우산을 밭이랑에 버려둔다. 하늘도 비도 깨물지 못하는 나는 내리는 비에 젖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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