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濯足'
더위를 피하는 이 만한 방법이 또 있을까.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대야에 물을 떠놓고 발을 담그는 것은 세족洗足을 한다하더라도 그늘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탁족의 그 맛과 멋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거든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발을 씻는다"

굴원(屈原)의 이 고사에서 유래한 이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을 벗고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씻어본 사람들은 다 공감할 수 있는 감흥일 것이다.

옅은 안개로 덮힌 하늘아래 바람도 잠들어 무더위에 갇혀버린 초복에 탁족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탁족의 세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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