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햇볕아래 습기까지 더하니 체감하는 기온은 더위를 잘 타지않은 이에게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게 다가온다. 찾아든 그늘에도 후덥지근한 바람은 시원함을 전해주지도 못하고 더위 앞에 힘마져 잃고 말았다.
이제 여름꽃의 시간이다. 그 시작을 나리꽃 종류들이 앞장서서 이끌어가고 있다. 해바라기와 더불어 태양 아래에서 더 빛나는 꽃이다. 강렬한 햇볕만큼이나 강한 색의 대비가 눈맞춤의 유혹을 불러오는 꽃이다.
화련한 색의 향연은 이처럼 태양의 뜨거운 햇볕에 의지해 가능해지는 일이다. 그러기에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태양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꽃에게로 향한다. 그 꽃에서 삶을 가꾸는 힘의 근본을 만나고자 함이다. 그 마음이 발걸음을 숲으로 이끈다.
불타는 태양 아래서 빛나는 털중나리의 꽃술, 여름꽃의 백미다. 매 순간 꽃으로 피어나는 그대도 이와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