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더디가는 여름밤의 벗을 기대했건만 그것도 비라고 천둥번개 앞세워 요란스럽게 폼부터 잡더니 기다린 마음도 야속하게 이내 멈춰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이제 시작했으니 자주 눈맞춤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가랑비도 못내 아쉬운지 어둠이 내려앉은 웅덩이 속 연잎 위에 흔적으로 머물러 있다. 야속한 마음 다 털어버리지 못한 이의 밍그적거리는 발걸음을 붙잡고서야 겨우 그 부끄러운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다시 밤비라도 내린다면 마음보다 더 빠른 걸음이 토방을 내려설 것이다. 밤이야 깊어지던말던 손바닥마한 뜰을 서성이며 환희의 춤이라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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