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록싸리'
색이 빛을 만나 작렬하게 빛난다. 움츠렸던 속내를 비로소 드러내는 것이리다. 때와 장소가 눈마춤으로 어우러지는 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숲을 얼쩡거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붉은빛의 자잘한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꽃차례를 만든다. 새부리 같기도 하고 나비 같이 보이기도 하는 꽃을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는 맛이 제법 쏠쏠하다. 작은 것들이 모두 제 모양을 다 갖추고 이리도 모여 피었을까. 콩과 식물의 꽃 모양을 다 갖추어 확연히 알 수 있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 땅가까이 보라색 꽃을 피우는 땅비싸리부터 시작한 싸리꽃이 그 종류를 달리하며 핀다. 여름이라는 또다른 방법으로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시금석이다. 홍자색의 꽃의 색이 환상적이다.


잎이 조록나무처럼 갸름하다고 '조록싸리'라고 한다. 나무껍질은 섬유로, 잎은 사료용으로, 줄기는 농가 소공예품을 만드는 데 쓰였다. 옛사람들은 이 나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나서 '생각이 나요'라는 꽃말을 붙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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