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새잎에 햇살이 들었다. 이때가 되면 이리저리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이 초록이다. 새 잎이 나고 햇볕을 품어 시나브로 짙어지는 것이 제 사명을 다하는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지만 흘려보내지 않고 눈맞춤하는 이의 눈에는 신비롭기만 하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로 시작하는 이양하의 '신록 예찬'의 일부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대부분 때맞춰 보내주는 자연의 신비로운 선물을 놓치고 산다. 멀리 또는 특별한 무엇을 찾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내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에 펼쳐진 5월의 하늘과 그 하늘아래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세상과 잠시 눈맞춤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바야흐로 푸르름으로 물들어가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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