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밤 소리로 오는 비다. 짧은 연휴 긴 여정으로 고단한 몸과 마음에도 더이상 미루지 못하고 원고 교정 마치니 비가 소리로 부른다. 무거운 몸 일으켜 느긋하게 토방을 내려서 '벗'같이 골목길 끝자락을 지키는 가로등 불빛으로 비를 담는다. 이 밤에 비 내리는 까닭은 남은 눈 씻어내고 다시 올 눈을 맞이하기 위한 것이리라.

깊어가는 밤, 비로소 비는 소리에서 빛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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