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의문 하나'
2500년 전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활동하던 시대부터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에 답을 구해온 이래 지금까지 그 물음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뒷걸음질 한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정말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말을 믿지 않은 지도 오래다.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역사는 늘 쳇바퀴처럼 돈다. 어리석음이 어리석음을 낳고, 우둔은 우둔을 반복한다. 젊은 시절에는 언젠가 좋은 때가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이제는 '그때가 좋았지'만 남았다. 후회는 기습당한 군대처럼 한발 늦고, 미망은 안개처럼 앞을 막는다. 타성의 미세먼지는 주위를 애워싸 벗어날 수가 없다."


정민 교수가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서문 중 일부다. 이런 생각은 나 혼자 자신을 자책하며 하는 생각만이 아니라는데서 위안은 삼을 수도 있지만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같은 글에서


"옛날이 답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묵직한 말씀의 힘은 시간을 뛰어 넘는다. 인간이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으므로 그때 유효한 말은 지금도 위력적이다."


라고도 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가둔 미명未明에서 벗어날 단초도 제시한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을 그대로 안고 오늘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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