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알아

바야흐로 버섯은 계절이다. 더욱 요며칠 비까지 내려 습기가 풍족하니 숲 속엔 각양각색의 버섯이 우후죽순 격으로 솟아 올랐다.

많은 이들이 싸리, 송이, 느타리, 노루궁뎅이 등 온갖 진기한 식용버섯으로 부러워하기를 부추키지만 내겐 아직 버섯을 구분할 재주가 없어 욕심나지 않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기 쉽도록 만들어 놓은 나무계단에서 만난 이름모를 버섯이다. 색감과 모양이 마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무엇이든 제 때를 맞춰 나고 자라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사람도 때를 알고 나아가고 물러서야 한다. 때를 잘못 알아 어설프게 한 행동은 창피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를 둘러싼 모두에게 두고두고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뒷산 밤나무 숲으로 버섯구경이라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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