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인간 - 분석심리학자가 말하는 미래 인간의 모든 것
이나미 지음 / 시공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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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가져다 줄 미리 보는 인간의 삶

제자백가가 활동하던 춘추전국시대 이후 인류의 사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로부터 수 천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제자백가의 사상이 주목받고 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희망으로 가꾸기 위한 자기 성찰의 지침으로 삼은 것이 바로 그 당시 활동했던 사상가들의 인간의 근본에 대한 고뇌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기술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하여 인류가 탄생한 후 최고 수준의 물질적 누리면서도 사상적 측면에서는 제자라 걸음이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기술의 발전은 그 속도를 가속화하여 기술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정도로 빨리 변한다. 향후 이런 기솔의 발전이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까? 30여년 전만해도 물을 사먹는 시대가 온다고 했을 때 모두가 웃었지만 지금은 이를 당연시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물보다는 기업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판매하는 물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깊숙이 광범위하게 작용하리라는 점은 명확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의 변화에 어떤 부분에서 얼마만큼의 범위를 차지할까?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자인 이나미는 먼저 이 책에서 욕망도 인간도 관계도 사라진 시대가 올 것이라 말한다. 무감동과 타성에 젖은 사람들, 사이코패스, 관계의 해체, 감정이 부족한 R 세대의 출현,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의 세계화 등을 예상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가져올 삶의 변화를 상상하며 그려가는 이야기는 마치 가까운 미래에 사람들이 직면할 것처럼 현실감 있게 그려간다. 저자 이나미가 기술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변화를 예상하는 분야로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 가족, 넘쳐나는 정보와 표현, 진화하는 여론 공간, 기술 및 의학발달로 소외되는 인간, 융합 종교, 죽음의 방식등이다. 달라진 인간의 모습은 그렇게 다음 인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저자 이나미는 이런미래 인간에 대해 지나치게 아름다운 미래를 제시하면서 현재의 모순에 눈을 감게 만드는 태도나 반대로 극단적인 디스토피아를 제시하면서 결국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는 식의 가짜 예언자적 태도를 모두 지양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저자가 가상 시나리오 속에서 미래사회에 대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가는 이유는 사고의 영역과 관점을 미래로 연장하는 것은 현실과 과거에 갇힌 작은 자아를 큰 자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하며, ‘미래에 대해 꿈꾸고, 걱정하고, 대비하면서, 내가 속해 있는 사회 전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때 내 존재에 좀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나 한국에 대한 지나친 긍정적인 예측이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현실감 있게 드려가는 시나리오는 대단히 흥미롭다.

 

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보다 풍족하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기술의 발전에 집중하면서 그 기술을 향유할 인간이 소외되었다면 이제는 인간에 집중해서 기술의 발전이 어떤 인간과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미리 짐작하여 인간에게 보다 집중하자는 것이며, 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여,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집중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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