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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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불편한 진실

내 인생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무 문제 없지. 단지 두려움이 밀려드는 밤이 있을 뿐.

아무런 열의를 느낄 수 없는 낮과 감행하지 못한 모험에 대한 갈망이 있을 뿐.”

 

좋은 집과 멋진 두 아이, 훌륭한 남편에 전문직 직업까지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아가는 30대 여성에게 찾아온 불안이 이 소설의 출발점이다. 성공적인 삶이라고 자부하지만 그 자부심 속에 무엇인가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이 두루두루 갖추어졌다는 것이 개인의 삶에서 무엇을 보장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화두 중 하나가 불륜으로 표현되는 사랑의 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분히 불륜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의미가 있기에 공식적으로 언급하기에 꺼릴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불륜이라는 단어가 유통되는 현실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금기시 되는 이 불륜이라는 현상의 이면을 들춰나가는 이야기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불륜이다.

 

막연한 불안, 외로움, 허전함, 권태 등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을 점령해가는 불편한 감정을 감당하기에 벅찬 주인공 린다는 30대 여성이다.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며 무엇인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던 남자 야코프를 만나 10대 시절의 충동적인 행동을 감행한다. 그로부터 야코프의 관심을 끌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그 남자와의 밀회를 즐긴다. 이 과정에서 남편과의 소원했던 잠자리에서도 만족할 만한 감정을 느끼지만 동시에 남편을 배신했다는 죄의식이 더해진다. 죄의식과 흥분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린다의 앞날을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아무런 미래가 없는 성적 관계가 아닌, 진정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불륜을 감행하지만 린다에게 소중한 것은 가정을 지키는 것과 남편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것이다. 위기에 직면한 부부사이의 해법을 찾아가는 주체는 란다가 아닌 남편으로 그려진다. 부부사이의 문제의 주체는 당사자인 부부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더라도 이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둘 중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엘료는 이 주체로 남편을 선택했다. 문제를 일으킨 린다에게서가 아니라 피해자라고도 할 수 있는 남편에게서 그 해결방안을 찾고 있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진정한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속내를 찾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코엘료의 전작브리다’, ‘11은 성과 사랑을 주제로 자신의 성찰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 불륜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권태와 사랑의 불안정성 앞에 위태로운 여성의 마음은 삶의 동반자인 남성에게도 함께 찾아온다. 위기에 직면한 사랑을 지켜갈 현명한 해법은 결국 부부사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랑이라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지혜와 경험이 아니다. 시간도 아니다. 우리를 변하게 하는 것, 그것은 오직 사랑이다!”이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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