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잔혹사 - 도난과 추적, 회수, 그리고 끝내 사라진 그림들
샌디 네언 지음, 최규은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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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끝내 사라진 그림들

엔트랩먼트, 모뉴먼츠 맨, 보스턴의 가드너 미술관 도난사건, 도둑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미술품 및 값나가는 귀중품 도난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최첨단 기술과 화려한 액션 그리고 당대에 잘나가는 배우들이 연기했던 영화로 주목받았다. 미술품을 비롯한 이러한 이야기가 영화의 주제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먼저 이러한 도난 사건은 값나가는 미술품이나 보석 등으로 경제적 대가를 얻을 기회를 잡고자 하는 것이리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그림을 훔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흥밋거리로 인해 대중예술인 영화의 소재로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리라.

 

이러한 미술품 도난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미술품 도난사. 이 책은 1994728, 첨단 보안장치가 가동 중인 독일의 한 미술관에서 무려 400억 원 상당의 윌리엄 터너 작품 두 점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도난당한 두 점의 미술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밝혀낸 도난당한 미술품의 사후 처리과정과 그에 관여하는 세력들에 대한 추적을 함께한 과정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일어났던 사건의 추적과정을 그려가는 1부와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도난당한 미술품과 관련된 이야기 담은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도난 미술품 회수 작업에 관여하는 미술관 관계자, 보험회사 대리인, 경찰과 인터폴 그리고 미술품을 훔친 세력으로 범인과 의뢰자 그리고 국제 범죄조직 등 실로 광범위한 지역과 집단들 사이에서 상상을 추월하는 액수를 놓고 벌이는 협상과 범인 추적 등 한편의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기에 충분한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흥미로운 점 이외에 범인들이 왜 미술품 도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를 추적한다.

 

세계 각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 전시중인 미술품은 인류가 남긴 유산 중에서 어쩌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소장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은 예술품 또한 예술가들이 남긴 수많은 작품들 중에 선택된 작품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되지 못하고 수장고에 갇혀 있는 작품들은 얼마나 될까? 이는 미술품의 가치가 형성되는 과정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이렇게 도난당한 미술품이나 귀중품은 얼마나 회수된 것일까? 도난당한 윌리엄 터너 작품 두 점이 회수되는 과정에 7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 경우는 그나마 운이 좋은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회수되지 못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으며 언제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이 책은 미술품 도난사건을 해결하는 흥밋거리를 넘어서 도난 미술품이어서 오히려 미술품의 가치가 더 올라가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엄현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도난 사건을 통해 미술품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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