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 -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인생의 소중한 것들
김이율 지음 / 아템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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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룬 사랑 - 후회가 남긴 것

당신이 가신 그 새벽은 유난히 별들이 빛나 보였다. 하여 별 따라 가신 것으로 여기기로 했다. 하여, 문득 새벽에 잠을 깨 바라본 하늘에 빛나는 별이라도 본다면 유독 당신 생각을 하게 된다. 시간이 더 있을 것이라 여기며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말들은 이제 혼자만의 독백이 될 수밖에 없고 그마저 당신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다. 자식으로 당신 가슴에 피멍을 남겼을 그 무엇들을 가시기전에 풀려고 했는데 말이다. 어디 이것뿐일까? 간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곁에 남아 시간을 함께할 가족이나 연인, 벗, 동료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함께한다. 그들에게마저 생각만 하다가 놓쳐버리고 후회하는 일들을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불완전한 사람이기에 라는 이유 아닌 이유를 들어 이 순간도 그 미련함은 여전히 지속된다.

 

남는 것은 가슴을 짓누르는 회한일 것을 뻔히 알면서도 놓쳐버리는 무수한 것들 속에는 사소하거나 너무나 일상적인 그 무엇들로 가득하다. 말 한마디 손짓 하나로도 가능한 그 일을 왜 못하여 타인에게는 가슴에 상처를 안기고 자신에게는 후회를 남기는 걸까? 삶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있는 이런 후회하는 마음에 따스한 눈길로 그러지 말 것을 권하는 이야기를 만난다.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라는 부제가 더욱 간절함을 전하는 책 김이율의 “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가 그것이다.

 

“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에는 이렇게 망설이고 시간이 더 있을 것이라는 안일함으로 놓치고 나서야 후회하는 것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어머니를 보네고 난 후 밀물처럼 밀려오는 회환을 다스리기에 버거운 경험을 첫머리에 올리면서 시작되고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의 모든 상황이 어쩌면 부모님을 떠나 보야는 것처럼 그렇게 준비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 그 가운데 부모와 자식, 부부와 연인, 이웃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스스로가 잃어버린 꿈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생각만 하다 놓쳐버린 것’들 중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마움, 미안함,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이 어쩌면 가장 클지도 모른다.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랜 시간을 두고 해야 하는 것들도 아닌 그저 일상에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들이지만 못하고 마는 것들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들려주는 지극히 사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따뜻한 이야기는 내 곁에 있는 그 사람들을 “더 사랑하라고, 더 아끼라고, 더 배려하라고는 것이며 자신처럼, 떠나보낸 후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후에서야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것, 마음 다하지 못한 그 무엇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오랫동안 남아 시간이 더해질수록 더 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 반성이 그렇다고 남아 있는 사람에게 그것이 오롯이 전달되지도 못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늘 후회하면서 마음 다하지 못하는 일상에서 순간이나마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는 저자의 “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는 모든 이들의 미안한 마음을 비추는 거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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