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적인 삶
이서희 지음 / 그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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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고백으로 멈추면 좋을...

현대사회를 특정 하는 말로 벽, 단절, 소외 등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는 널려 있는 것이 현대사회다. SNS의 대표적인 영역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것도 공감을 바탕으로 한 소통의 장이다. 나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몇몇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일천하지만 내 경험을 통해 이러한 SNS의 소통은 특정한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일방적인 자기고백이나 소통이라는 이름하에 불편한 자기 속내를 내 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교묘하게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것처럼 비추지만 보면 누구나 욕이라고 생각되는 단어를 난발하면서도 자신의 전매특허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런 단어가 포함된 내용의 진실성을 보기에 공감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것이리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뿐 아니라 생면부지의 사람들 사이에도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현대의 이러한 소통은 일방적이다. 관계 맺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 차단이 가능하기에 단절을 전재로 한 소통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는 경향성이 강하다. 하고 싶은 말은 참지않고 내 지르고 듣기 싫은 말은 언제든 차단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점이 있기에 소통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유명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 꼭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것에 서툰 사람들이 대리만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소통이라면 소통이다.

 

‘관능적인 삶’의 저자도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하고 호응했던 사람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그동안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야기들을 모아 책을 발간한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속에서 회자되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그녀의 이야기는 솔직하다. 이런 저런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한편 그녀는 당당하다. 다소 얼굴 붉힐 수 있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토해낸다.

 

“나의 글은 연애편지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쓰는 줄기찬 귓속말입니다. 대상을 밝히지 않아 은밀한 글, 하지만 읽는 자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자신을 향한 글임을 알 수 있는 글. 모두 개인적인 속삭임이고 두드림입니다.”라고 하지만 나에게 읽히는 속내는 “자신의 욕구에 솔직하고, 자유롭고,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자. 섣불리 남들 눈치 보지 않고 그들 눈에도 괜찮은 여자일까 아닐까를 고민하지 않는, 나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 말입니다.”라고 읽힌다. 절정은 “만약 하느님이 그곳에 계시다면 당신도 나에게 반할 만큼.”에 있어 보인다.

 

이 얼마나 솔직하고 당당하며 거침이 없는 말인가. 그렇기에 자신이 만났던 연인과의 이야기도 숨김이 없다. 관능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삶에 만족하며 앞으로도 충분히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옳다 그르다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시대에 따라 변해온 현대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삶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능과 매혹이 그녀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하는 것에 사람들이 동의하든 안하든 어쩌면 저자는 페이스북이라는 열린 공간(?)에 고백하는 것으로 자기만족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속에만 묻어두고 있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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