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 인물화,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13 올해의 청소년 도서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3
조인수 지음 / 다섯수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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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얼굴에 담겨진 삶의 이력

현대인의 일상에서 필수품이 카메라가 아닌가 싶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일상을 포함하여 자신이 취미활동이나 관심사에 대해 기록하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한 컷 발휘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진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셀프카메라는 현대인의 자신을 표현하는 한 도구로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자신을 표현할 도구를 가진다는 것에 비추어 현대인들은 과거 사람들에 비해 한결 자유로운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셀프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카메라가 없던 시절 우리 사람들은 그림으로 자신의 얼굴을 담았다. 초상화가 바로 그것이며 가장 흔하게 접하는 초상화로는 상제(喪制) 때 쓰이는 조상들의 얼굴이 담긴 초상화가 대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스스로 자신의 얼굴을 담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화가들에 의해 그려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림이라는 것 특히, 초상화같이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분야에서 일반인이 스스로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하여, 전문가의 도움으로 얼굴이나 자신의 모습을 담아두고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거나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 용도로 사용되어 온 것이 아닐까 싶다.

 

‘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는 바로 그런 초상화나 인물화를 중심으로 옛 그림에 대한 해설을 담은 책이다. 출판사‘다섯수레’에서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 세 번째로 출간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는 한국 회화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인물화 50점을 선정하여, 인물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주요내용으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송시열, 채제공, 황현 초상화 비롯하여 윤두서와 강세황 자화상 등을 담은 ‘터럭 하나라도 틀림없이’로 표현되는 초상화는 외형적인 유사함 뿐 아니라 정신과 기품을 나타내는 것에 중요성을 둔 초상화와 역사 속 인물, 신화와 전설, 문학 작품의 주인공, 도교와 불교 등 종교의 내용을 담은 인물화 그리고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후반에 활성화된 불교와 도교 관련 그림으로 도석인물화를 담고 있다. 저자는 그림을 소개하며 화폭에 나타난 다양한 사실들에 근거하여 상세한 설명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림과 관련된 인물의 이력과 일화까지 소개하고 있어 그림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무엇을 본다는 것은 보는 사람의 주관적 감정이 개입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것이 대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능을 하게 되며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대상이 더 흥미롭게 보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 옛 그림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보는 사람이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견해를 비교할 수 있으면 더 풍부하게 대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옛 그림을 소개하는 책 중에서 이 책에 포함된 다양한 인물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있다면 참고하면서 보면 더욱 흥미로운 책읽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오주석이나 손철주, 조정육, 손태호와 같은 저자들의 책이라면 좋을 것이다.

 

사진의 대상이 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기에 현대인들의 셀프카메라 놀이에 흥미를 가지지는 않지만 굳이 셀프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담는다면 선조들이 초상화에 담고 싶었던 그 사람의 정신까지 담을 수 있길 바라는 것은 억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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