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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치유는 너다 - 인생에, 사랑에, 관계에 아직은 서툰 당신을 위한 삶의 수업
김재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시인이 주는 나를 위한 너의 선물
창문을 두드리며 비가 내린다. 봄비치곤 깊숙이 스며든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봄을 맞아 새로운 기운으로 세상을 만나는 계절, 봄이다. 세상이 깨어나는 만큼의 요란함은 속으로 잦아들기에 몸 보다는 마음이 먼저 알아보는 봄이다. 계절의 변화는 인간이 자신의 삶의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만들지만 계절마다 그 모습은 달리 찾아온다. 가을이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만든다면 봄은 그와는 다른 인생의 맛을 살피게 만든다. 생동하는 기운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내 인생살이도 계절의 변화처럼 때가 있어 그때마다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는 것은 아닐까? 굽이굽이 인생의 굴곡마다 어김없이 겪게 되는 외로움이나 좌절과 같은 우리들을 불행으로 이끌어가는 것들이나 알듯 모를듯하게 미소로 숨어 있는 순간들이 그럴 때마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행운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알고도 또는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지나쳐버린 기회들로 인해 우리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진정한 목소리에 무엇이 담겼는지 알지 못한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빠른 속도에 치이고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도 자신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이 세상의 조그마한 바람에도 흔들리고 마는 나약함이 짧은 인생을 더욱 짧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생노병사, 길흉화복 등 이 모든 것이 삶에서 우리들을 괴롭히는 요인들이지만 무엇이 왜 그렇게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하기에 그날이 그날인 매일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인생에, 사랑에, 관계에 아직은 서툰 당신을 위한 삶의 수업’이라는 주제로 한 김재진 시인의 ‘나의 치유는 너다’는 일상에서 겪게 되는 사소한 변화에서부터 제법 깊은 성찰을 요하는 인생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조용하지만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키워드는 ‘세월’, ‘고통’, ‘사랑’, ‘용서’라는 네 가지 테마를 통해 우리들의 실제 삶을 차분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혼란스럽고 빠른 세상을 살면서 그 흐름과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는 세상살이다. 저자는 이런 세상살이에서‘마음의 감옥에 갇혀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오롯이 완성하고 싶은 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맛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내면의 힘을 키우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의 내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상의 흐름과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속에서 가능해 지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졌던 간극이 좁혀지고 내 자신이 있기 위해서는 네가 반드시 있어야 가능해짐을 알게하는 과정이다.
‘세상에, 사람에, 관계에, 우리는 그 모두에 여전히 미숙하다. 그러나 탓하지 말자. 이 별에 우리는 배우러 왔으니까. 아직도 우리는 배우는 과정에 있으니까.’
저자가 시인이기에 누구보다 시와 가까운 삶일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만나는 시가 시인에게는 일상일 것이므로 이야기의 시작을 시와 함께하고 있다. 대부분 자신의 시이지만 때론 다른 사람들의 시에도 눈길을 돌려 삶의 깊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시인이기에 시인만이 가지는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과 만나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삶의 깊이가 담겼다. 하지만 그 깊이는 누구나 알 수 있게 넓이를 확장한다. 시인의 사유가 깊고 넓기에 누구나 그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