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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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과 나를 만나게 하는 다리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무언가 궁금증이 생기면 묻는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십중팔구는 글쎄~라는 대답이 전부다. 그런 나에게 다시 묻는다. 그 많은 책은 읽어서 뭐하냐고. 나도 아리송한 이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뿐 아니다. 집을 방문한 사람들은 한결 같이 이 많은 책 다 읽었어요? 한다. 내 책만 3000여 권이 훨씬 넘는 책들 중에 몇 십 권을 제외하곤 다 읽었다. 그렇게 읽은 책 내용은 다 어디로 갔을까? 책과 더불어 생활한지 20여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서재에 쌓아둔 책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읽었을 것인데도 집사람의 사소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지도 못하는 책읽기가 무엇 때문이지 도무지 멈추질 못하는 나만의 벽이다.

 

책을 좋아하고 더불어 많이 읽는 사람들이 공통점으로 가지는 의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법 많다. 세간의 염려에도 불구하는 온라인 서점이나 각종 카페, 블로그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 책 읽는 인구는 그래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 그것도 어머니들의 책읽기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밝은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이든 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그 사회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기에 말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제법 많다. 책의 역사뿐 아니라 도서관이나 개인적으로 자신이 접한 책에 대한 서평을 담고 있는 책들을 볼 때 그런 책을 낸 저자들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의 저자 정혜윤도 마찬가지다. 라디오 PD로 제직하며 책읽기와 관련된 서적을 출판하고 또 그에 관한 글을 연재하며 강연도 다니는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만난 사람들이 질문했던 책읽기와 관련된 질문이 책을 발간한 계기다. 즉“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책이 정말 위로가 될가요?”, “책이 쓸모가 있나요?”, “책의 진짜 쓸모는 뭐죠?”,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등 여덟 가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하나 둘씩 질문에 대한 답을 해가면서 책읽기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정혜윤의 책읽기는 분명 다른 점이 보인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과 동떨어진 책읽기가 아닌 책과 삶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주제다. 저자 직업의 특성상 인터뷰하며 만난 사람들이나 거리의 이름 없는 스승들에게서 배운 삶의 지혜가 책속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독서에 대한 여덟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비밀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그 비밀질문에 대한 답이 어쩌면 정혜윤의 책읽기의 전부가 아닌가도 싶다. “그렇게 살아도 돼요?”책읽기와 관련된 강연을 온 강사에게 한 질문치곤 의외다. 이 질문에 저자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꺼내놓고 있다. 여기서 “그렇게”는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그렇게”의 내용을 찾아 나간다. 하지만, 그 역시 책읽기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책의 부제를 “세상 모는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이라고 붙인 이유가 될 것이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에는 책 속에 책이 있다. 세상 모는 책을 삶의 재료로 써 먹기 위해 우선 저자가 말한 책들부터 손에 들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이 책을 시작하는 프롤로그부터 마지막 비밀질문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말한 책들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한 목록을 참고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책안에서 무려 110권의 책에서 인용하여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저자의 독서력이 놀랍기 그지없지만 누구나 한 권부터 시작하는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책읽기는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책이 담고 있는 놀라운 세상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에 주저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하더라도 책을 읽지 않을 사람이다. 저자처럼 거창하게 세상의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지 못하더라도 좋다. 그저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면 되는 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다음은 스스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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