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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란 무엇인가?
홍순래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4월
평점 :
꿈, 여전한 미지의 세계
선조들이 남긴 문학작품이나 예술 작품을 보면 무엇을 담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특히, 그림 속의 상징들은 그 상징들이 담고 있는 의미를 알지 못하면 그림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이 살아오며 만들어 온 상징체계이다. 곧 문화의 일 측면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행복, 다산, 입신양명, 장수 등 인간이 바라는 욕망을 자연의 일부로 투영하고 그것에 담은 소망을 상징으로 만들어 온 곳이다. 그렇기에 이런 상징이 의미하는 바를 모른다면 당시의 문화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있어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그림이나 문학작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꿈 역시 다양한 상징체계를 갖고 있으며 그 상징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게된다는 점이다.
이는 동서양을 구분 짓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가지는 특별한 능력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꿈이라고 하면 우선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동양이나 한국에서는 꿈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미흡하고 서양의 심리학에서 보다 과학적으로 연구한 것을 접하게 된 것이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간 꿈에 대한 접근이 미신이나 점과 같이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에서 빗겨난 지점에서 주로 언급되어 온 현실이 반영되어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불안한 심리적 상황에 접했거나 낮 시간 동안 무거운 경험이 남아 잠자는 시간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있다. 보통 꿈이라고 하는 것이 이런 범주에서 꾸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민족은 꿈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예지몽’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자신의 앞날이나 범위를 넓혀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일어날 어떤 일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것으로 꿈은 다양한 상징체계를 통해 꿈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꿈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며 그것을 해석하기에는 그만의 독특한 무엇이 있어 보인다. 자신이 꾼 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늘 궁금하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고 적극적으로 꿈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는 책이 어문학사에서 발간한 홍순래의 ‘꿈이란 무엇인가?’이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꿈에 대한 이해와 해설, 꿈해몽의 ABC, 꿈의 전개 양상에 따른 실증적 사례, 꿈의 주요 상징에 대한 이해, 해몽의 신비성, 꿈에 대한 상식, 역사와 문학속의 꿈’으로 엮고 있다. 제목만으로도 이미 꿈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서양의 꿈에 대한 해석에 친근한 사람일지라도 이 책에서 보여주는 사례를 접하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친근감으로 다가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꿈에 대한 이해를 심리적인 측면을 비롯하여, 신체 내 외부의 이상 일깨움, 창조적인 사유활동으로써의 꿈, 계시적 성격의 꿈, 예지적 꿈 등의 시각으로 접근한다. 또한, 꿈은 무지개처럼 다층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상징적으로 전개되는 점에 관심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증사례를 분석하고 그 과정에 대해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쉽게 이해되면서 어떤 문학작품 못지않게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꿈의 해석에 대한 인식에 전환점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인 것은 꿈과 인간의 관계다. 불길한 꿈을 꾸고 난 후 드는 느낌이나 예지몽으로 미래를 이해하는데 한 가닥 끈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인간의 삶은 오리무중이다. 이 지점이 어쩌면 현실의 무거움을 이겨내면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과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해석은 풀지 못한 숙제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히 도전해야할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