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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조드 1 ㅣ 조드 1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평점 :
홀로인 영웅은 없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다. 세상이 어지러울 때마다 죽어나는 것은 그 세상을 살아간 백성들이다. 자연재해나 인재로 인한 어지러운 세상은 그렇게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투쟁을 바탕으로 새로운 새상에 대한 염원을 불러오게 된다. 새로운 세상이란 어떻게 보면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백성들이 삶을 영유하는데 지극히 필요한 먹을거리와 잠자리 등 몇 가지만 충복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지만 그 몇 가지가 부족하여 목숨을 부지하기 조차 어려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게 만들어 준 한 시대의 걸출한 인물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시대를 불문하고 관심을 받는 것은 왜 일가? 역사상에는 이러한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 개한 영웅들의 이여기는 무수히 많다. 역사가나 문학자들이 그들 영웅을 묘사한 영웅기는 난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함께 언제나 관심거리가 된 것은 지금의 삶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2012년 한국의 상황도 어쩌면 영웅의 출현을 고대하는 것이 아닌가도 싶다.
숱한 영웅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영웅을 묘사한 이야기를 접한다. 13세기 전세계를 호령했던 동양의 영웅 이야기를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선 무엇을 담아 진정한 영웅이 어떻게 탄생하고 당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웅 이야기가 ‘조드’라는 소설이다. 조드는 광활한 몽골의 초원을 누비며 당대의 걸출한 영웅이 되었던 사람 징기스칸에 대한 이야기다. 징기스칸 곧 테무진은 13세기 몽골 족을 통일하고 중앙아시아를 평정하였으며 서양을 정벌하여 중국에서 아드리아 해에 이르는, 동서양에 걸친 대제국을 만든 사람이다.
‘조드’는 자연재해의 일환으로 극도로 추워진 날씨가 대지를 얼어붙게 하여 풀을 죽이고 그로인해 풀과 함께 사는 동물들과 사람들까지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초원에서 유목을 하는 사람들에게 목숨을 건 투쟁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제목이 조드 인 것은 얼어붙은 땅 만큼이나 살기 어려웠던 바로 그 초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치고자 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야기 ‘조드’는 우선 1권에서 몽골 초원을 있게 한 신화나 전설 등을 통해 몽골의 역사와 만나게 된다. 광활한 초원에서 자연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기에 유독 자연현상에 대한 묘사가 많다. 지평선 넘어에 다시 지평선을 만나는 초원에서 풀과 양과 말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무엇으로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테무진이 쫒기면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말들을 기르고 은신처나 다름없는 곳에서 점차 넓은 초원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소망을 키워가는 이야기가 중심인 1권은 그레서 영웅의 어린 시절과 고난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수많은 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족장인 아버지가 독살 당하고 부족으로부터 외면당한 테무진의 가족에게 초원의 겨울은 살아 남기위해 무엇이든 해야 만하는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이 없다. 배신이 판치고 자신을 죽이고자 하는 다른 부족들의 추격에서 벗어나 온전한 삶의 근거지를 마련하여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것이 소망인 테무진이 어떻게 살아남고 영웅으로 성장하는지 긴 호흡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