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 사랑과 희망의 인문학 강의
류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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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 모든 것이 다 변할까?

인간이 인간의 문제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 것은 인간의 역사와 그 호흡을 함께할 정도로 오래된 일일 것이다. 수천 년 전, 동 서양의 사상가들이나 철학자들은 인간이 처한 사회적 조건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인간의 문제에 대한 이러한 탐구는 한 치도 진전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은 의문이 든다.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성찰이 수천 년 전 공자나 맹자가 살았던 시대와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사회변혁에 대한 갈망으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던 1980년대 한국사회에서 지식인과 학생들 사이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사람이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였다. 자본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이 민주주의라고 강요되는 시대를 살았던 그때, 독재정치와 자본주의에 대한 미래의 전망을 세워 가는데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역사인식에 대한 것이 많은 사람들의 대안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상황에 의해 칼 마르크스나 자본론을 비롯한 그의 저서를 만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일본에서 번역된 자료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이것은 당시를 살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류동민의 이 책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통해 우리시대가 안고 있는 인간의 문제를 비롯한 사회 변혁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한다. 사랑과 희망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키워드라고 생각된다. 저자 류동민은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며 고민했던 문제인 마르크스의 사상을 이용하여 인간이 자신과 주변관계 그리고 물질로부터 소외되는 상황 등과 같은 문제들을 고찰하는 마르크스 해설서이다. 어쩌면 마르크스에 대한 환상이나 그릇된 이해를 바로잡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를 떠나서는 설 수 없는 존재다. 이는 공자나 맹자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나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던 시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사회에서 통용되는 명제로 볼 수 있다. 이 사회적 관계는 사회의 물적 토대가 되는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문제에 집중한다. 개인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바탕을 배재하거나 당면한 개인적인 문제만을 주목해 해결 할 수는 없기에 이 양자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미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비로소 문제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류동민은 바로 마르크스의 원전을 인용하여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인간이 당면한 소외의 문제를 실천적 자세로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원문을 인용하여 이를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는 방법으로 정치가, 경제학자와 문학가들의 작품을 직접 인용하여 이들 속에 함께하는 공통점을 찾아내 현실의 문제로 가져와 독자들과 만나게 한다. 원전의 인용문을 학문적 방법으로 설명하지 않고 독자의 시각을 중심에 둔 해설이기에 마르크스를 만나는데 어색함을 줄여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인다.

 

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던 것은? 라고 시작하는 이 책을 추천한 홍세화씨의 글이 눈길을 끈다. 뜨거운 가슴으로 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미래가 되는 현시대를 사는 젊은이들 모두에게 이 책이 가지는 의미의 핵심을 전달하고 있다고 보인다. 유명하지만 그만큼 벽에 갇혀있던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한 이해를 돋는 책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 생각되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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