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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ㅣ 삼국지 리더십 2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용인술의 귀재, 제갈량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선두로 이제는 한국 대중음악까지 한류열풍이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이러한 한류열풍은 특정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알기로 번지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했던 과거 역사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싶어 흐뭇한 마음까지 있다. 그렇더라도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특히 역사서를 비롯한 한자문화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보여 진다. 이는 한국 사람치고 사기나 삼국지 등 중국 역사서를 읽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깊은 관계를 갖는다.
삼국지가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전쟁이라는 무대에서 흥미진지하게 펼쳐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우선된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위, 촉, 오의 삼국이 걸출한 영웅들을 앞세워 중원의 패권을 다투던 이야기인 삼국지에서 권력의 정점에 오른 영웅들 사이에서 책사의 임무를 충실히 했던 사람을 꼽으라면 제갈공명을 선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삼고초려’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이기도 한 제갈량은 유비를 도와 천하통일의 대업에 뛰어든 사람이다. 제갈량이 이처럼 주목 받았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두고두고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는 이유를 찾아낸다면 현대의 조직화된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의 상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현장에서 펼쳐야 하는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은 권력의 정점에 올랐던 유비의 입장에서 제갈량의 능력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제갈량의 시각에서 최고 권력자의 책사로 활동하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 CC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강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나이 스물일곱에 중원의 싸움터에 진출하여 강자들을 꺾고 중심으로 등장하는 과정을 살펴 제갈량의 특성을 밝혀나가고 있다. 저자는 제갈량의 특성을 아홉 가지로 선별하고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담았다.
저자가 책사로써 제갈량의 특성을 살피는데 있어 주목한 점은 ‘사람’을 중심에 두었다. 제갈량의 탁월한 능력의 중심에 조직이나 군사, 행정 등의 물리적인 여타 요소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람을 얻는 것이 천하를 얻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용인술에 탁월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점을 중심으로 제갈량 스스로 어떻게 유비의 마음을 사로잡아 발탁되었는지를 시작으로 ‘세를 움직여 연합을 책략하다’, ‘인재를 움직여 조직을 꾸리다’, ‘기강을 다스려 조직을 바로잡다’, ‘자신을 낮추어 신임을 얻다’, ‘조직을 정비해 위기를 관리하다’, ‘엄숙하게 간부를 관리하다’, ‘마음을 다스려 정세를 바로잡다’, ‘혜안으로 인재를 키우다’ 등으로 분류한다. 제목만 봐도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되는 내용이다.
저자는 책 속에 묶인 제갈량을 현대사회에 적절한 인물형으로 현실화 시켰다.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사건을 중심에 둔 해설이 아니라 그 속에 용인술이 중심이다. 또한 현대 조직사회의 요구에 걸맞게 내용을 준비했기에 현실 속에 살아 숨 쉬는 제갈량을 만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직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능력과 특성이 다른 조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 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와 같은 자신이 처한 조건에 따라 달리 읽힐 수 있는 내용들을 함께 해설해 주고 있어 그 유용성이 배가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 책의 특성 중 하나는 역자가 본문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장을 들어가는 초입에 그 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읽을지 방향제시를 하고 있다. 이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더욱 부록에 실린 삼국지 제갈량전은 제갈량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제갈량에 대한 이해를 돕기에 충분한 자료로 보인다. 이 역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제갈량의 리더십은 용인술이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용인술은 간사한 임기응변식의 술책이 아닌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문제의 본질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 바로 사람을 중심에 두고 그 사람의 마음 크기를 살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 까지를 포함한다. 막연히 자신을 선택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임을 포장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방향과 구체적 방법을 알게 하는 자기 계발서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