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의 신체지도
샌드라 블레이크슬리 & 매슈 블레이크슬리 지음, 정병선 옮김 / 이다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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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사람의 마음에 대한 관심으로 선택한 전공이 심리학이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전공수업에 실망하여 도대체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대단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심리의의 한 분야인 발달심리학이나 지각심리학이 바로 그 대상이 아니었나 싶다. 심리학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구체적 학문의 영역에 들어가면서 혼란을 겪게 된 사례다.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심리학 시간에 공부하고 있으니 어쩜 당연한 의문일지 모르지만 당시엔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혼란스러움을 겪으며 사람이 외부적 자극을 받아 이러한 정보를 적절하게 처리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결국 마음의 작용에 의해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에서 몸과 정신활동의 상호작용으로 그 사고의 영역을 넓혀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사람의 몸과 정신활동의 상호작용을 올바로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다. 여전히 의문 속에 있는 것이 인지과정과 정신활동에 대한 것이다. 전문 학자들도 수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어 우리 몸이 가지는 신비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는 점을 볼 때 대단히 어려운 부분이며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님을 알게 된다. 나의 이러한 관심은 일반인이 가지는 지극히 일반적 흥미를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

 

‘뇌 속의 신체지도’는 뇌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였던 샌드라 블레이크슬리와 과학 전문 저술가 매슈 블레이크슬리의 공동저작물이다. 이 둘은 모자관계라고 한다. 저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마음과 몸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연결의 과정에 뇌 속에 신체지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지도(Body Map)'란 우리의 몸과 내장 기관, 그리고 신체의 주변공간까지 모든 것이 뇌 속에 부호로 지도화 되어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지도 덕분에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실제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자극과 환경의 변화에 적절한 결정을 하개 만들어 일상생활을 매끄럽게 영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신체지도는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상황의 변화나 조건이 달라지는 것에 영향을 받으며 적극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하여 신체지도는 자라고 수축하고 변형되면서 우리의 필요에 부응하며 단순히 신체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주변의 공간으로까지 확장된다고 한다. 이를 확인하는 증거로 제시되는 것이 옷을 입거나 벗을 때, 자전거를 탈 때, 연장이나 도구를 사용할 때 등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뇌 속의 신체지도’는 현대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의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도록 이끌고 있다.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이 다른 정상에 서 있는 운동선수들과 아떤 차이가 있는지, 간질이나 자폐증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을 해석하는 부분에서도 이를 설명하고 있다.

 

한 곡의 음악은 그 속에 다양한 기호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기호들이 상호작용으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 몸도 각종 기관들이 이처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여 한 곳의 음악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각기 영역이 충분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작용으로 우리 몸을 모든 것을 조율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몸은 이해 불가능 한 것에서 과학의 발달로 그 베일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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